18년 만의 통합 MVP로 피날레 장식한 '배구 여제' 김연경

"목표 이루고 마무리해 기뻐…한국 배구 뒷받침 역할 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습니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구단 관계자, 코칭스태프, 선수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후배들에게 귀에 피가 날 정도로 잔소리했는데 잘 따라줘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마지막 무대는 화려했다.

김연경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연경의 정규리그 MVP 수상은 3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7번째다.

김연경은 V리그 데뷔 첫해였던 2005-2006시즌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석권한 데 이어 2006-2007시즌 이후 18년 만에 통합 MVP(정규리그·챔프전 MVP 동시 수상)로 복귀했다.

특히 김연경은 챔프전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 MVP로 뽑힌 데 이어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도 취재 기자단의 31표 몰표를 받아 만장일치 수상 기쁨을 누렸다.

은퇴를 선언하면서 현역 선수로는 마지막 시즌이 된 2024-2025시즌 김연경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연경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총 585점을 뽑아 외국인 거포를 제외하고는 국내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또 퀵오픈 1위(성공률 54.47%), 공격종합 2위(성공률 46.03%), 후위 공격 3위(성공률 43.97%), 오픈공격 5위(성공률 36.43%), 서브 8위(세트당 0.23개)에 랭크됐다.

수비에서도 헌신이 돋보였다.

그는 리시브 효율 전체 2위(41.22%)에 오르며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소속팀을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관장과 챔프 5차전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통합우승 마지막 조각을 맞춘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로 마지막 무대를 기분 좋게 장식하며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김연경은 특히 베스트 7 아웃사이드 히터는 물론 V리그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역대 베스트 7에서도 아웃사이드 히터로 뽑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팬 여러분들 응원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저는 떠나겠지만 더 훌륭한 선수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 한국 배구를 위해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배구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통합우승으로 시즌을 마친 것과 관련해서는 "목표를 이루고 마무리하게 돼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시즌 중 은퇴 선언한 것에 대해 "주위에서 (은퇴 선언한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홀가분함이 있었다. 시즌 중반에 은퇴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은퇴를 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해줘 좋게 마무리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답변했다.

최종 5차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정관장과 챔프전에 대해선 "열심히 했고, 많은 것들을 이뤄냈지만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2차전까지 이기고 3, 4차전 넘어가 지면 이상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하늘이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준 것 같다. 정관장 선수들도 좋은 경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어느 팀이 우승해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되돌아봤다.

김연경은 이어 "마지막에 웃기는 했지만,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뿌듯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선수가 아니지만 배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chil881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4/14 18:30 송고 2025년04월14일 18시3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