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반도체, IT 직군의 지난해 연봉 인상률이 전체 업종 평균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 직군의 경우 2023년만 해도 전년보다 한 자릿수 인상률을 나타냈지만 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상 폭이 컸다.
7일 커리어 플래폼 잡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반도체 직군의 전년 대비 연봉 인상률은 평균 11.3%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8.5%를 기록한 전체 평균 연봉 인상률을 웃돈 것이다.
화학·에너지 직군은 11.1% 인상률로 뒤를 이었고 토목 설계도 11%를 기록했다.
IT 직군도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웹개발 직군은 10.9%,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은 10.1% 인상률을 나타냈다. 이들 직군은 1년 전만 해도 인상률이 2.5~3.5%에 불과했다.
금융 직군은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보험계리사·손해사정사, 회계사, 세무사는 11~14% 인상률로 지난해 1~3위를 차지했다. 1년 전엔 이들 직군 모두 인상률이 0.6~2%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기타 서비스직은 2023년 평균 연봉 인상률이 3.6%로 다른 직군과 유사했지만 지난해엔 상황이 달랐다. 기타 서비스직의 지난해 인상률은 6.5%로 전체 평균보다 1%포인트 낮았다.
고객지원·CS, 총무·사무 등의 직군도 2023년엔 평균 수준을 보이다 지난해엔 이를 밑돌았다.
잡플래닛은 최근 3개년 연봉 데이터를 분석했다. 개인 인증을 거쳐 고용보험 등에서 약 127만건에 이르는 인증 연봉 데이터를 수집했다.
지난해 전체 직군 평균 연봉 인상률은 8.5%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 기간 누적됐던 연봉 상승분이 엔데믹 이후 반영된 것으로 풀인된다.
연차별 인상률도 확대됐다. 저연차인 1~3년차 연봉 인상률은 2023년 2%에서 지난해 7.7%로 뛰었다. 10년차도 같은 기간 1.5%에 머물렀다 5.2%로 확대됐다.
인적자원(HR) 전문가들은 각 직군의 연봉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데 주목한다. 기존 연봉 테이블만을 기준을 삼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연차별 인상률 차이가 줄고 직군에 따라 인상폭이 서로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개인과 기업 모두 시장 변화를 반영한 맞춤형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