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패권 경쟁, 기술이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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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패권 경쟁, 기술이 승패 가른다

지난 2월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10개국에 한국이 6위에 올랐다. 우리나라가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적인 패권 국가 반열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 패권을 차지한 국가는 시대별로 아시리아, 페르시아 제국, 마케도니아 제국, 로마 제국, 당나라, 몽골 제국, 오스만 제국, 프랑스 나폴레옹 제국, 청나라, 대영제국이었고 미·소 양극 체제를 거쳐 현재의 미·중 경쟁 구도로 발전해 왔다. 이 국가들은 각 시대의 최첨단 기술과 행정 역량을 갖춰 패권을 확립했다. 아시리아 제국은 철제 무기와 공성전 전술, 로마 제국은 법과 공화정, 몽골 제국은 실크로드 안정화를 통한 무역 장악, 대영제국은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기계화와 대량생산을 이뤘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 르네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철학적 사유는 근대 과학혁명을 거쳐 귀납적 연구방법론으로 발전했다. 이는 산업혁명과 맞물려 패권 국가 형성의 원동력이 됐다. 지금의 패권 경쟁에서도 과학기술은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 세기 패권 구도에서도 핵심 요소는 기술력이었다. 20세기 미국과 소련의 양극 체제에서는 핵무기 개발이 핵심이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5개국이다. 이들이 패권국이었다. 한편 미국은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를 통해 달러를 기축통화로 확립하면서 경제적 패권을 쥐고 유일한 초강대국이 됐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이다. 중국은 AI 챗봇 ‘딥시크’와 비디오 및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완 2.1’을 공개하며 AI 기술에서 미국과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 역시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아이온큐 등의 기업을 통해 AI 및 양자컴퓨팅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도 중국과학기술대, 중국과학원, 바이두,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빠르게 기술을 발전시키며 격차를 줄이고 있다. AI와 양자컴퓨팅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곧 미래 패권을 결정짓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의 기술 경쟁은 제3차 세계대전에 비유될 정도로 치열하다.

한국이 포브스 선정 G6 국가로 부상했지만 미·중 패권 경쟁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패권 국가 문턱에서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인재가 제 능력을 발휘하도록 국가적 지원과 전략적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단순한 순위 상승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학기술 혁신과 인재 육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국가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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