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신인재양성기관 '에꼴42'를 모델로 시작된 42경산의 학력·전공을 뛰어넘는 실무형 인재 양성 모델이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혁신 SW 인재 양성 기관인 재단법인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학장 이헌수)가 실무 중심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정규 학위과정을 거치지 않은 SW 비전공자 교육생의 정규직 채용이라는 첫 성과를 달성했다고 20일 밝혔다.
클라우드 전문 기업인 제트컨버터클라우드(대표 민동준)는 42경산 교육생 출신인 인턴 2명을 개발 직군으로 대졸 신입사원 연봉 수준으로 정식 채용했으며, 이들이 실제 제품 개발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취업 성공을 넘어 국가 주도 SW 교육 모델의 가능성과 현장 적합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42경산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제트컨버터클라우드에 취업하게 된 이창현 씨(왼쪽)와 최명하 씨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 제공]](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7/17/news-p.v1.20250717.fc5ee5c910d44b749264e1d8bb8eee72_P1.jpg)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창현·최명하 씨는 모두 SW 비전공자이자 고등학교 졸업생이다. 대학을 다니지 않고 개발자의 길에 도전한 사례다.이들은 42경산의 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인 42경산의 라피신과 본과정을 거쳐 제트컨버터클라우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3개월간 실제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창현씨는 “이론 위주로 학위만 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42경산에 도전했다”며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클러스터에서 자기주도 학습과 동료 피드백을 반복하며 실력이 느는 걸 체감했고, 기업에서도 그 경험이 커스터마이징 작업 등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두 인턴은 제트컨버터클라우드의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다. 초기에는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피드백과 협업,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결과물이 개선됐고 결국 이들 중 일부는 신제품에 실제 반영될 만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클라우드 및 컨테이너 가상화 솔루션 분야에서 20년 이상 업력을 지닌 제트컨버터클라우드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대상 클라우드 전환 사업은 물론, 자체 플랫폼 개발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 중인 강소기업이다.
민동준 대표는 “우리 회사는 채용할 때 전공이나 학력보다는 협업 능력, 학습 태도, 문제 해결력을 중요하게 본다. 42경산 출신은 바로 이 세 가지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였기에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전공 여부와 관계없이 실력있는 인재에게는 항상 열린 채용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헌수 학장은 “이번 사례는 비전공자와 다양한 교육 배경을 가진 인재도 올바른 교육과 경험을 통해 실무형 개발자를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있는 출발점”이라며, “SW 인재 양성의 기준이 더는 전공이나 학력이 아니라 문제 해결 중심의 실무 역량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 학장은 “앞으로도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지원 구조가 확대된다면 더욱 많은 긍정적인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이 실력으로 인정받고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교육과 실무 경험, 채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앞으로도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와 인턴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실무 중심 프로그램들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공·학력에 관계없이 실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인재들이 지역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SW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경산=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