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시드 획득 고지원 “내일 드림투어 대회 출전 취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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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서 첫 우승
‘2부 병행’ 비정규직서 2년 시드 확보
21일 BC카드·한경컵부터 정규투어 일정
통산 3승 언니 고지우 이어 챔피언 클럽
축구선수 남동생에게 “좋은 기운 전하고파”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고지원이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풀시드를 획득한 고지원(21)은 앞으로 2년간 드림(2부)투어를 뛰지 않아도 된다.

고지원은 10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보디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고지원은 2위 노승희(19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고지원은 “첫 우승을 고향 제주에서 이뤄 기쁘다”며 “어릴 때부터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꿈나무 레슨을 받고 프로암에 참가하면서 꿈을 키웠던 대회에서 우승해 더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고지원은 이번 우승으로 ‘비정규직 신분’에서 벗어났다. 2023년 KLPGA투어에 데뷔한 고지원은 지난해 상금랭킹 89위를 기록했고, 시드 순위전에서도 42위에 그치는 바람에 풀시드 확보에 실패했다. 올해 2부인 드림투어를 주로 뛰며 정규투어를 병행해 온 그는 61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해 2027년까지 1부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고지원은 “원래 내일부터 강화에서 열리는 드림투어 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오늘 우승으로 시드를 받아 출전을 바로 취소했다”며 “다음주 대회는 출전하지 못해 일주일 동안 푹 쉴 예정”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2주 뒤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부터 정규투어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지원은 통산 3승을 자랑하는 고지우의 동생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고지원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고지우·고지원도 자매 챔피언 대열에 합류했다. 이전까지 KLPGA투어에선 박희영·박주영이 최초이자 유일한 자매 챔피언으로 기록돼 있었다.

고지원은 “어릴 적부터 언니와 함께 골프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던 데는 언니 덕이 크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리틀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은 고지원은 “언니의 짝퉁 같은 기분이 들어 저에게도 어울리는 별명이 생기길 기다리겠다”고 했다.

고지우와 고지원의 막내 남동생인 고필관도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 18세 이하(U-18) 팀 오산고에서 뛰며 프로 데뷔를 꿈꾸고 있다. 고지원은 “동생이 맨날 언니만 우승한다고 놀렸는데, 이번 대회 2라운드가 끝났을 땐 언니와 이름이 바뀐 게 아니냐고 연락이 왔다”며 “누나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고 좋은 기운을 전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고지원은 마지막으로 “이번 우승을 통해 지금까지 한=해왔던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서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며 “우승을 또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서귀포=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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