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4월 1일, 토스 디자인챕터에 큰 변화가 있었어요. 기존 6개의 디자인 직무가 2개로 통합 된거예요.
기존 6개 직무
Tools Product Designer
B2B, 내부 생산성 도구 등 PC 기반 제품의 사용자 경험을 설계
Platform Designer
디자인 시스템(TDS)을 만들고, 제품 전반의 디자인 품질과 일관성 유지
Interaction Designer
제품의 인터랙션과 모션을 설계하고, 인터랙션 시스템을 제작
Graphic Designer
아이콘, 일러스트레이션 등 제품 내 그래픽 에셋을 제작
Brand Designer
토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온/오프라인 매체로 표현
통합 후 2개 직무
hero 이미지Product Designer
Product Designer + Tools Product Designer
Visual Designer
Platform Designer + Interaction Designer + Graphic Designer + Brand Designer
직무 구분이 만든 경계
디자인챕터가 성장하면서 직무는 자연스럽게 세분화됐어요. 각 직무는 고유한 전문성을 쌓아왔고, 그 체계 안에서 충분히 잘 작동했죠.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직무 간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들이 생겼어요. 디자인 시스템에 인터랙션을 적용해야 할 때, Platform Designer가 해야 하는 건지 Interaction Designer가 해야 하는 건지 애매했어요. 인터랙티브한 그래픽을 만들 때는 구현 수단이 Lottie인지, 코드인지, UI인지에 따라 직무 간 경계가 흔들렸고요. PC 제품을 모바일로 확장할 때 맥락을 가장 잘 아는 건 Tools Product Designer인데, 모바일이니까 Product Designer가 맡아야 했어요. 돌아보면 공통점이 있었어요. 역할이 "무엇을 판단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도구를 다루느냐", "어떤 화면을 만드느냐"라는 수단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거예요. 어떤 일을 누가 가장 잘할 수 있는지보다, 수단과 직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역할이 정해졌었죠.
경계는 이미 흐려지고 있었다
하나 둘 씩 경계를 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Tools Product Designer가 모바일 제품을 설계하기 시작했어요. Interaction Designer가 내부 디자인 툴의 일부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Graphic Designer가 시맨틱 아이콘 시스템을 만들고, Platform Designer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제작했죠. 시각 디자인 기반 Brand Designer가 조명 제품 디자인을 하기도 했어요. 직무에 갇히지 않고, "좋은 결과"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미 있었던 거예요. 기술의 발전이 이 변화를 더 빠르게 만들었어요. AI를 포함한 도구의 발전으로 하드스킬 습득에 필요한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영상 툴이나 Lottie를 다루는 능력, Figma 프로토타이핑 능력, 코드로 인터랙션을 구현하는 능력이 각각 별도의 전문 영역이었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죠. 도구를 다룰 수 있느냐의 차이가 줄어들수록,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이 좋은 경험인지 판단하는 감각"이에요. 직무 통합은 급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디자인챕터 안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제도가 뒤따라간 거예요.
Product Designer와 Visual Designer

Product Designer
Product Designer와 Tools Product Designer가 Product Designer로 합쳐졌어요. 모바일과 PC라는 화면 크기의 구분이 사라졌어요. 어떤 화면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사용자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문제를 겪고 있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직무로 진화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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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Designer
Platform Designer, Interaction Designer, Graphic Designer, Brand Designer가 Visual Designer로 합쳐졌어요. 시스템을 만들 때 인터랙션이 필요하면 직접 만들고, 프로토타입에 아이콘이 필요하면 직접 제작해요. 매체가 달라도 시각적 판단의 본질은 같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통합이에요.
이 직무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올바른 시각적 판단인가"를 결정하는 조형 감각과 시각적 판단력이에요. "Visual Designer"라는 이름은 여러 후보를 검토하면서 결정됐어요. 특정 매체나 기법이 아닌, 시각적 판단이라는 본질만 남기고 싶었어요.
다른 산업, 같은 패턴
이번 결정을 하면서, 비슷한 변화를 겪은 산업들을 참고했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예전에는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 750명이 참여하고, 14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고 해요. 스토리보드나 키 애니메이션처럼 중요한 판단이 필요한 단계는 그대로 남았지만, 중간 작업이나 필름을 다루는 물리적 과정은 대부분 소프트웨어로 대체됐어요.
음악도 비슷해요. 예전에는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작곡, 연주, 녹음, 믹싱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따로 필요했어요. 그런데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같은 디지털 도구가 등장하면서, Billie Eilish와 Finneas는 노트북 한 대로 곡을 완성하고 있어요. 과정은 훨씬 단순해졌지만, “어떤 소리가 좋은지”를 판단하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죠.
영화와 TV도 마찬가지예요. 예전에는 필름과 비디오테이프라는 매체 차이 때문에 영화 감독과 TV 연출자가 서로 다른 직업으로 나뉘어 있었어요. 하지만 디지털 시네마와 스트리밍이 등장하면서, 같은 도구와 같은 환경에서 작업하게 되었고 그 경계도 점점 사라졌어요.
도구가 하나로 모이면, 수단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던 역할도 자연스럽게 흐려져요.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무엇이 더 좋은지 판단하는 역량이고요. 토스 디자인챕터의 직무 통합도 이런 흐름 위에 있어요.
그 다음
직무 체계를 바꾼다고 해서, 일하는 방식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아요. 채용 기준부터 온보딩, 역량 성장의 경로까지 하나씩 다시 설계해야 하고, 그 과정은 이제 막 시작됐어요.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요. 경계가 줄어든 자리에는 더 넓은 판단의 영역이 생긴다는 것.
디자이너 한 사람이 고민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사용자에게 닿는 결과물도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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