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위성 된 美 '우주 공장'…적국 핵 미사일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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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1조7500억달러(약 2658조원)가량의 기업가치로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스페이스X의 최종 목표는 ‘우주에서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실현’이다. 스타링크 위성군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쏘겠다고 한 우주 데이터센터용 위성 100만 개가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다. 머스크 CEO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가 달과 화성 표면 등 우주에서 궂은 작업을 도맡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스페이스센터(JSC) ‘빌딩9’ 내부. 고도 400㎞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는 원통 모양 대형 구조물이 지상 실험을 하고 있다. 빌딩9이 한국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스턴=이해성 기자/그래픽=신택수 기자

미국 휴스턴에 있는 NASA 존슨스페이스센터(JSC) ‘빌딩9’ 내부. 고도 400㎞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는 원통 모양 대형 구조물이 지상 실험을 하고 있다. 빌딩9이 한국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스턴=이해성 기자/그래픽=신택수 기자

보이저테크놀로지스는 스페이스X와 발맞춰 인류 최초의 기업형 우주공장(CSS) ‘스타랩’을 개발하고 있다. 보이저는 스타랩 개발을 위해 세계 전쟁 AI 시장을 장악한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와 손잡았다. 지난 2일엔 세계 1호 민간 달 탐사 기업인 아스트로보틱스를 인수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항공우주국(NASA) 존슨스페이스센터(JSC)의 기밀 연구공간 ‘빌딩9’이 스타랩 연구개발(R&D)의 본거지다. 빌딩9은 미국 우주 기술의 심장부로 불린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4월 말 빌딩9을 한국 언론 최초로 방문했다.

◇반도체 퀀텀점프 이끌 우주공장

스타랩은 2029년 스페이스X의 스타십을 타고 우주로 향한다. 총 7개 덱(deck·층) 규모인 우주 파운드리(공장)다. 차세대 반도체와 신약, 신소재 개발 임무를 맡았다. 빌딩9 한가운데 자리한 스타랩 모형은 지하층인 덱0부터 덱3까지 있었다.

덱1엔 생명유지장치와 항공전자장비(에이비오닉스) 등과 함께 화장실, 운동시설이 눈에 띄었다. 우주인은 근손실을 피하기 위해 운동이 필수다. 덱2엔 원심분리기, 현미경, 냉동·냉장고 등 130여 개 시스템 설치 공간이 보였다. 덱3로 올라가니 우주인이 먹고 잘 식당과 방이 나타났다. 현장 책임자인 티머시 코프라 보이저 최고탐사리더는 “임대 공간이 130% 초과 예약 상태로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고 했다.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코프라 리더는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걸프전에 참전했다.

◇최종 목표는 전쟁 승리

미국이 우주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가 안보다. 중국은 독자 우주 파운드리 ‘톈궁’에서 극초음속 활공체 소재인 니오븀-실리콘 합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무중력 진공 체임버에서 신소재 연구를 반복하다가 낸 성과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마하 5~10 이상 속도를 내면서 상하좌우 변칙 기동이 가능하다. 현존하는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너뜨릴 신기술이다.

이달 24일 열리는 ‘스트롱코리아포럼 2026’에서 기조연설하는 딜런 테일러 보이저 회장과 회사를 공동 창업한 매슈 쿠타 회장은 “추진제와 추진체 관련 기업을 계속 인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F-15 전투기 파일럿으로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한 쿠타 회장은 전역 후 골드만삭스 사모펀드 팀에서 일했다. 2019년 2월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한 식당에서 테일러 회장과 보이저 창업을 결정했다.

< ISS 궤적 설명하는 보이저 부사장 > 스콧 로드리게스 보이저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이 미국 휴스턴 관제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실시간 궤적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ISS에 거주하는 우주인들 상태와 ISS 내부 설비가 보인다.   휴스턴=이해성 기자

< ISS 궤적 설명하는 보이저 부사장 > 스콧 로드리게스 보이저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이 미국 휴스턴 관제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실시간 궤적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ISS에 거주하는 우주인들 상태와 ISS 내부 설비가 보인다. 휴스턴=이해성 기자

보이저는 사드(THAAD)와 패트리엇 미사일, SM-3 등 한국 안보와 직결된 사업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저는 지난해 미국 내 유일한 군용 흑색화약 기업 에스테스에너제틱스를 인수한 데 이어 추진체 전문 기업 엑소테라리소시스를 인수했다. 흑색화약은 고체 미사일을 점화시키는 물질이다.

스콧 로드리게스 보이저 부사장은 “스타랩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적국의 미사일을 조기 감지할 수 있다”며 “미 전쟁부(국방부)와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인 로드리게스 부사장은 미군 최정예 부대인 실(SEAL), 델타포스 등에서 근무하며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

◇트럼프 ‘골든 돔’ 퍼즐 맞춘다

보이저는 작년 6월 나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10억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토대로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인근 옛 육군 탄약시설 부지에 ‘보이저 아메리칸 디펜스 콤플렉스(VADC)’를 건설하고 있다. 고체 미사일 생산 자동화와 궤도천이·자세제어시스템(DACs) 개발이 이곳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DACs는 미사일과 우주 비행체 등의 경로와 자세(롤·피치·요)를 결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전역 방어체계인 ‘골든 돔’에 들어가는 요소 기술이다. 보이저는 이곳에서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인 록히드마틴과 함께 NGI(차세대요격미사일)도 개발한다.

쿠타 회장은 “VADC에서 미사일과 위성 등 우주 반도체용 PCB 설계 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용 PCB는 우주 방사선 내성과 극한 내열성 등 요구 성능이 까다로워 설계 기간이 길다. 팰런티어의 AI 기술 등을 활용해 이를 90% 이상 줄여 타사 대비 납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테일러 회장은 “피지컬AI는 더 나은 반도체를 요구하고, 더 좋은 반도체 개발을 위해선 미세중력 환경이 있어야 한다”며 “지상의 어떤 클린룸도, 리소그래피도, 어떤 후공정 엔지니어링도 우주 공간을 넘어설 수 없다”고 했다.

휴스턴·콜로라도스프링스=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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