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드림하이' 디렉터 된 박경림 "꿈 꾸는 순간의 행복,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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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입력 2025.03.12 08:00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방송인 박경림이 쇼 뮤지컬 '드림하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운신의 폭을 넓힌다. 스스로 '뮤덕'(뮤지컬 덕후)이라 밝힌 박경림은 2023년 초연한 '드림하이'를 보고 마음이 동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뮤덕'의 화룡점정이 더해진 '드림하이'는 과연 어떻게 바뀌어 돌아올까.

박경림은 11일 서울 관악구 위드림컴퍼니에서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꿈보다 먹고 사는 걱정이 급한 어려운 시기지만, 무대 위에서 꿈 꾸는 걸 보고 응원을 받길 바라고, 꿈 꾸는 순간이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뮤지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소감을 전했다. 아래는 박경림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박경림 '드림하이' 관련 이미지 [사진=아트원컴퍼니]박경림 '드림하이' 관련 이미지 [사진=아트원컴퍼니]

◇쇼뮤지컬 '드림하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됐나.

2023년 뮤지컬 '드림하이'의 제작발표회 진행을 하면서 제작사 대표님을 알게 됐다. 큰 댄스 아카데미를 운영하셨던 분인데, K팝과 K퍼포먼스가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댄서들의 환경이 열악해 '지속 가능한 공연'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 이 뮤지컬의 시작임을 전해 듣게 됐다. 뮤지컬 제작 취지를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중 대표님이 최근 앙코르 공연을 보며 내 생각이 났던 모양이다. 함께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같이 하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대표님은 댄스신에서는 전문가지만 방송 연예계는 잘 모른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안을 받아들이게 됐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가.

새 창작물이 사랑받게 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함께 한다고 보면 된다. 캐스팅 진행도 했고, 초연에서 스토리가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하고자 작가님을 모셔서 좀 더 부드럽고 재밌게 대본을 각색했다.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 작품이 많은 분들께 위안, 용기, 희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세븐, 제국의아이들 김동준, 갓세븐 영재, 아스트로 진진 등의 캐스팅 비화도 궁금하다.

뮤지컬 '드림하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댄서들로 구성된 작품이다. 하지만 댄서들은 노래와 연기에 있어 더 많은 시간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기에 지금은 준비된 분들이 필요했다. 또 '드림하이'는 상업극이기에 유명 아이돌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단순히 유명한 사람을 바라는 게 아니라, '춤을 잘 춰야 하고,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할 수 있으며, 연기력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세븐은 이미 바퀴를 달고 시대를 풍미했고, 아스트로 진진은 초연에서 제이슨 역할을 맡은 친구였다. 송삼동 대사까지 외울 정도로 열정이 있는 친구라 새로운 도전을 위해 데뷔 이래 첫 주연을 제안했다. 갓세븐 영재에게는 OST 제안을 먼저 했었다. 녹음하는 걸 듣는데 '삼동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갓세븐은 퍼포먼스가 강한 팀이었는데 노래 실력을 듣고 너무 놀라서 역으로 캐스팅을 한 경우다. 제국의아이들 동준은 '신병' 촬영이 끝나는 날이 '드림하이'와 정확히 맞아떨어져서 당장 캐스팅한 경우다. 서로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맞냐'며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박경림도 '드림하이'에서 교장 역할을 맡게 됐다.

배역에 욕심을 낸 건 아니다. 하지만 제작사 대표님이 '이렇게 이 작품을 아껴주고 애정이 있는데, 역할 하나 해 달라' 하시더라. 배우들과 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받아들였다.

◇한때 '박고테 프로젝트'로 가수 활동을 하지 않았나.

당시에도 옆에 있었던 분들이 큰 도움을 줬다. 내가 노래하면 누구라도 노래할 수 있지 않겠나. 박수홍도 '(박)경림아, 이걸 하면서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어'라고 말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박고테 프로젝트'는 소아암 환우들을 위한 기부를 조건으로 만들어진 기부 앨범이었다. 돌이켜 보면 무모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전했지만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뮤지컬을 하며 그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박경림 '드림하이' 관련 이미지 [사진=아트원컴퍼니]박경림 프로필 사진 [사진=위드림컴퍼니]

◇김수현 아이유 김재중 신예은 등이 OST에 참여해 화제다.

드라마 '드림하이'에 함께 한 분들이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출연진이 OST를 부르지 않듯이 뮤지컬 '드림하이' OST도 아예 다른 분이 부르셨으면 했다. 꿈을 응원하는 곡들이기에 자립 준비 청년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하고 OST를 시작했다. 그 취지에 많은 분들이 재능기부로 동참해줬다. 그 때 아이유가 떠올랐다. 워낙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친구고 과거 '드림하이'에도 출연했다. 가창료가 많지 않다며 조심스럽게 제안했는데 손사래를 치며 '그럴 돈 있으면 더 기부하셔라' 하며 흔쾌히 참여해 줬다. 김재중 역시 목소리가 OST와 잘 어울려서 오랜만에 연락했더니 '너무 좋아요' 하며 참여해 줬다. 그래서 세이마이네임 쇼케이스 진행을 내가 맡아주기로 했다. 하하. 또 신예은은 개인적으로 자립 준비 청년들을 돕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OST 제안을 했고 선예와 함께 가창해줬다. 좋은 취지에 참여해 준 분들이 참 많다. 너무 고마웠고 앞으로 진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앙코르 '드림하이' 첫 공연을 앞둔 기분이 어떤가.

너무 좋다. 뮤지컬이 주는 생생함, 가슴 떨림이 있다. 눈 앞에서 직접 노래하고 춤 추는 걸 보며 느끼는 에너지와 울림이 있지 않나. 나는 미국에 있을 때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를 20번 볼 정도로 '뮤덕'이었다. 그 덕에 2009년 '헤어스프레이'에 출연할 수 있었고, 이후 16년 만에 다시 뮤지컬에 나올 수 있게 됐다.

◇이번 '드림하이'에도 '뮤덕'이 좋아할 포인트가 있을까.

뮤지컬의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분들은 진짜 좋아할 것이다. 최영준이 영혼을 갈아넣으며 댄서들과 최상의 퍼포먼스를 위해 노력 중이다. '케이팝을 사랑하는 뮤덕'이라면 케이팝 중심의 퍼포먼스를 이 공연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공연이기 때문에 그런 공연을 좋아한다면 꼭 오셨으면 한다.

◇과거 토크콘서트 개최 기념 인터뷰에서 '관객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때와 지금,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가.

그 당시의 나는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을 겪으며 켜켜이 쌓아온 울분을 한 명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때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고, 그래서 '선물 같은 공연'이라는 말을 했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요즘은 나라 안팎으로 경기도 안 좋고 힘들다보니 꿈을 안 꾸게 되고 꿈이 사치가 되는 시기가 왔다. 내 꿈보다 먹고 사는 걱정이 급하다. 그걸 모르진 않지만, 꿈은 이뤄도 참 좋지만 이루지 않더라도 꿈을 꿨던 그 순간이 참 좋았고 지금을 버티게 되는 원동력이 되더라. 꿈을 꿨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꿈을 가지세요'라는 말이 아니라, 꿈을 꾸는 순간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드림하이'를 통해 얘기 나누고 싶다. 무대 위에서 꿈 꾸는 걸 보며 응원 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선물보다는 위안과 응원, 희망을 드리고 싶다.

◇그렇다면 박경림의 '꿈'은 무엇인가.

궁극적인 꿈은 좋은 진행자가 되는 것이다. '진행자'는 됐지만 '좋은 진행자'의 꿈은 못 이뤘다. 나는 꿈을 가진 뒤 이문세 박수홍 김국진 김장훈 등에게 응원을 받았고, 그 덕에 응원을 받을 때 얼마나 신명나고 해볼만 한 지 알고 있다. 그래서 꿈 꾸는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드림 메이커'는 못 돼도 '드림 헬퍼'로서 응원도 하고 제시도 해주고 싶다. 누군가를 잘 되고 잘 살도록 도움을 주는게 요즘 내가 새롭게 꾸게 된 꿈이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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