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제임스 맨골드 ‘컴플리트 언노운’
모두가 요구하는 삶과 자신이 원하는 삶이 다를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 밥 딜런의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무명 뮤지션이었던 밥 딜런(티모테 샬라메)이 포크계 거장인 피트 시거(에드워드 노턴)에 의해 그 천재성을 인정받고, 당대 최고의 포크 뮤지션 존 바에즈(모니카 바버로)와 함께 노래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이 작품은 밥 딜런의 위대함이 그런 천재성이나 인기 때문이 아니고, 모두가 요구하는 삶의 속박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나간 ‘자유인’이었다는 점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 영화의 원작인 일라이자 월드의 ‘Dylan Goes Electric!(딜런 전자기타로 간다!)’의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밥 딜런은 포크 음악으로 큰 성공을 거둔 후 그에게 포크만을 강요하는 주변 음악인들과 팬들의 기대를 배반하고 전자기타를 든 채 무대에 선 인물이다. 거센 반대에도 포크 페스티벌에서 보란 듯이 전자기타로 ‘라이크 어 롤링스톤(Like a rolling stone)’을 부른 그는 관객들의 박수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지만 이 곡은 결국 팝 음악사에 명곡으로 남는다.“네가 이겼어.”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을 떠나는 밥 딜런에게 존 바에즈는 그렇게 말한다. 그 말은 그에게 저마다 무언가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스스로 등 돌림으로써 자유로워졌다는 의미였다. 좋은 대학을 가고 번듯한 직장을 얻어 살아가는 그런 정형화된 삶이 잘 사는 삶이라 여겨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인으로서의 내 삶이 아니라면 그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밥 딜런이 노래한다. ‘완전히 잊힌 채로 구르는 돌처럼’ 살아가는 기분을 느껴보라고.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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