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직간접인가 직·간접인가… 가운뎃점의 부담

3 weeks ago 12

어릴 적 수학 시간에 인수분해를 배우며 산식(算式) 쓰는 법도 익혔다. (a×b)+(a×c)는 (a·b)+(a·c)이거나 ab+ac로 쓰고 여기에 공통으로 든 a를 꺼내어 a·(b+c) 하거나 a(b+c) 해도 된다는 게 선생님의 가르침이었다. 이 a(b+c)가 곧 (b+c)a인 것은 엎치나 메치나 하는 이치다. 어디 보자. (5×1)+(5×3)는 5+15여서 20 아닌가. 공통으로 든 a(5)를 꺼내어 b+c(1+3)에 해당하는 4를 곱하면 같은 20이 나온다. 틀림없는 산식이다. 이참에 구구단도 외자. 오사 이십이나 사오 이십이나.

웬 뜬금없는 계산식 운운인가. 직간접이냐 직·간접이냐를 물으며 인수분해 이야기로 운을 뗀 덴 이유가 있다. <직·간접>에서 가운뎃점을 쓴 것이 마치 '접'을 공통인수 '5'처럼 본 표기 방식으로 보여서다. 직접과 간접에서 접을 공유하는 직과 간 사이에 가운뎃점을 쓴 것 아닌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것이다. 직간접을 쓸 때 가운뎃점은 불필요하다고. 직간접은 사전에 올라 있는 독립된 낱말이다. 동서양, 임직원, 통폐합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학술적 목적 등 다른 특별한 필요에서라면 모를까 직·간접, 동·서양, 임·직원, 통·폐합으로 쓸 까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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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간접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앞으로 직간접, 직간접적, 직간접적으로를 쓸 때 가운뎃점 부담은 버리자. 같은 예는 많다. 국공립, 등하교, 선후배, 유무죄, 원피고, 인허가 등등. 국·공립, 등·하교, 선·후배, 유·무죄, 원·피고, 인·허가 하지 않아도 된다. 여야 표기도 닮았다고 볼 수 있다. 여당, 야당 한다면 당이 공통인수이잖나. <여·야당> 해도 문제될 것은 없겠으나 그렇게는 쓰지 않는다. <여야>라는 쓰기 좋은 한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법원사람들 [조사심의관 코너] 지난주와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 : 글 손광진(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 https://www.scourt.go.kr/portal/gongbo/PeoplePopupView.work?gubun=24&seqNum=2906

2.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3월06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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