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줄임 감각이 남달라야 합니다. 받아쓰기를 제대로 하려면요. 틀리나, 안 틀리나 한번 보자 하는 듯한 받아쓰기 시험 문장을 예시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주최하고 주관한 제1회 국어 사랑 받아쓰기 대회 예선 문제 일부입니다.
① 막냇동생은 못돼도 절반은 성공할 거라 <생각했대요>. 하지만 일이 제대로 안돼서 웃음거리가 될까 봐 요즘 괴로이 지내요.
② 푸껫섬에서 설을 길게 쇠고 왔더니 동료가 즐겁게 잘 <쇘냬>. 그래서 끝내주는 <휴가였댔더니> 다음에는 로스앤젤레스를 가면 <어떻냬>.
③ 차 산 지 한 달 만에 고장이 나서 서비스센터에 맡겼더니 별의별 문제가 다 <생겼대>. 정비사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휘젓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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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국어 사랑 받아쓰기 대회 안내 갈무리
①에서 생각했대요를 생각했데요로 쓰는 오류를 발견합니다. '생각했다고 해요'라며 막냇동생의 생각을 화자가 다른 이에게 옮기는 것이니까 생각했대요가 맞습니다.
②에서 쇘냬는 동료가 잘 쇠었냐고 해 하는 말의 줄임입니다. 휴가였댔더니는 휴가였다고 했더니를 줄였습니다. 어떻냬 역시 어떻냐고 해를 줄였고요.
③의 생겼대가 생겼다고 해를 줄인 것임은 이젠 불문가지입니다.
준말에는 본말의 흔적이 남습니다. 대요/해요, 냬/냐(고) 해, 댔/했, 대/해. 이 느낌을 붙듭니다. 색(色) 형용사 표기도 덤으로 익힙니다. 본말-준말 사례는 아니나, 어떤 모음(母音)을 쓸지가 특정 활용에서 헷갈린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하얗다를 봅니다. 얼굴이 하얗다, 하얀 물감 같은 것은 쉽습니다. 피부가 하얘서(하얗+아서), 낯빛이 하얘지다(하얗+(아)지다)는 꼭 그렇진 않고요. 그럴 땐 얗/얘 꼴을 떠올립니다. 하얗다 말고 허옇다를 활용하면 하얘서는 허예서가 되고 하얘지다는 허예지다가 됩니다. 까맣다는 까매서, 까매지다 하고 꺼멓다는 꺼메서, 꺼메지다 합니다. 노랗다는 노래서/노래지다, 누렇다는 누레서/누레지다가 당연하고요. 제2회 국어 사랑 받아쓰기 대회가 곧 열린다고 합니다. 이 글은 예선 맛보기였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2025년 국어 사랑 받아쓰기 대회 안내와 2024년 문제 - https://xn--3e0bmok6u2ue7wgj5g1qa21a.kr/main/main.php
2. 국립국어원 블로그 올바른 우리말 표현 '-녜'와 '-냬', 정확한 표현 (2023. 3. 14. 11:08) - https://blog.naver.com/areumkor/223043932995
3. 온라인가나다 상담 사례 모음 '-냐고 해'를 줄여 쓴 말 (등록일 2020. 1. 16.) - https://www.korean.go.kr/front/mcfaq/mcfaqView.do?mn_id=217&mcfaq_seq=8797&pageIndex=1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8월21일 05시5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