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가 10주년 완전체 콘서트로 '퍼포먼스 제왕'의 귀환을 알렸다.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며 군백기를 겪었던 이들은 약 3년 만에 다 함께 뭉친 무대에서 더 매끄러워진 팀워크를 자랑했다. 힘 있고 단단한 라이브 퍼포먼스로 정평이 난 팀답게 2시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거친 기세로 무대는 물론, 군백기까지 가뿐히 씹어먹었다.
몬스타엑스(셔누, 민혁, 기현, 형원, 주헌, 아이엠)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커넥트 엑스(CONNECT X)'를 개최했다. 지난 18, 19일에 이은 3회차 공연으로, 몬스타엑스는 총 3일간의 공연을 통해 2만9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커넥트 엑스'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공연이자, 몬스타엑스의 완전체 활동 재개의 신호탄을 알리는 무대라 더욱 의미가 컸다. 2021년 리더 셔누를 시작으로 차례로 군 복무에 돌입했던 몬스타엑스는 지난 5월 아이엠을 제외한 멤버 전원이 전역해 완전체 활동 재개를 알렸다.
그 첫 시작이 되는 이번 콘서트에 끊임없이 연결되는 몬스타엑스와 몬베베(공식 팬덤명)의 의미를 담아 '커넥트 X'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10년이라는 시간 속에 자연스레 이어진 마음과 서로를 향해 더 두터워진 신뢰를 통해 군백기 이후 새로운 챕터를 열겠다는 각오다.
이날 몬스타엑스는 육면체의 거대한 구조물 안에서 등장했고, 이후 무대 중앙으로 모여들며 완전체로 하나가 된 팀의 현 상황을 그대로 표현해냈다. '잇츠 타임 투 웨이크 업, 어게인'이라는 비장한 문구와 함께 '비스트모드'가 시작되자 객석에선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팬들은 시작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 멤버들 못지않은 에너지를 보였다.
오프닝만으로 장내 온도는 뜨겁게 치솟았다. 몬스타엑스는 '무단침입', '팔로우'까지 거침없는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공연 본좌'다운 기세를 쏟아냈다. 거친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라이브 밴드 사운드를 뚫는 시원시원한 라이브로 10년 내공을 아낌없이 펼쳐냈다.
오프닝 후 민혁은 "마지막 날인 이유를 보여드리겠다. 어제는 무대를 빠갰지만, 오늘은 무대를 부술 민혁이다"라고 인사해 박수받았다.
기현 역시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제 성대를 바칠 준비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고, 주헌은 "몬스타엑스 6명 완전체가 오랜만이지 않냐. 오늘 무대를 불같이 찢어버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아이엠은 공연명에 대해 "말 그대로 10주년을 기념하는, 앞으로의 몬베베와 몬스타엑스가 연결되는 새로운 브랜드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멤버들은 "올 밴드 라이브로 준비했다"고 밝혀 환호를 끌어냈다. 주헌은 "체조경기장 천장 뚫을 준비 됐냐"고 외쳐 팬들의 함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무대를 촘촘하게 채운 연출은 듣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까지 선사했다. '유 알'을 부를 땐 돌출 무대 상부로 계단식 구조물이 떠올랐고, 멤버들이 그 위에서 감각적인 보컬과 랩을 뱉으며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돌출 무대 상부를 가로로 꽉 채운 육면체 구조물은 때로는 스크린으로, 때로는 무대로 변형돼 다채로운 비주얼을 구현해냈다. '춤사위' 무대 때는 멤버들이 각각 육면체 구조물에서 내려온 플라잉 스테이지에 올라타 치명적인 무브먼트를 선보였다. 공연장 전체를 휘감는 압도적인 규모의 레이저는 매 무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젤러시'에서 '갬블러', '원티드'로 이어지는 히트곡 무대에서는 몬스타엑스 표 퍼포먼스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좌중을 압도하는 거친 기세, 날카로운 래핑, 천장을 찌르는 고음까지 단 한 순간도 한눈을 팔 수 없었다. 진지한 눈빛으로 내달리는 멤버들의 모습은 '이게 바로 몬스타엑스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10년을 같이 달려온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애정도 계속해서 드러냈다. 멤버들은 서로를 '형제'로 칭했고, 팬들에게 진심과 사랑을 담아 '바이 마이 사이드'를 불러줬다.
신곡 '파이어 앤 아이스'를 최초로 공개하는 깜짝 이벤트도 준비했다. 형원은 "군 복무 중에 쓴 곡이다. 군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사랑하는 우리를 빗대어 불과 물로 표현해 봤다"고 설명했다. 감미롭고 환상적인 무드의 곡에 맞춰 팬들은 응원봉을 좌우로 흔들며 몬스타엑스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스포트라이트'로 포문을 연 앙코르는 제대로 팍 터지는 몬스타엑스의 열정을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부르며 객석으로 내려온 몬스타엑스에 팬들을 열광했다. 이어 '존'과 '로데오'에서는 모두가 기립해 자리에서 방방 뛰면서 무대 위아래가 환상의 호흡을 만들어냈다. 하이라이트 구간을 무한 반복하면서 우레와 같은 떼창이 연이어 쏟아지기도 했다. 주헌은 "이게 몬스타엑스지!"라고 외쳤고, 멤버들은 "우리 진짜 쩐다"며 감동했다.
공연을 마치며 셔누는 "나의 가장 소중한,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 해주는 멤버들에게 감사하다. 또 3일 동안 즐겨준 몬베베도 고맙다. 항상 노력하겠다.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하는 건 자신이 없는데, 뒤로 가지 않을 자신은 있다. 오랜시간 함께해 달라"며 진심을 고백했다.
형원은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사랑을 담은 편지를 읽었다. 그는 "저의 삶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저의 동그라미력으로 여러분들을 아프게 하는 모난 것들을 다 갈아버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기현은 "2023년 공연할 당시 '우리가 여기서 또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절대 당연한 게 아니다"라면서 "이번 3일은 나를 다시 살리는 작업이었다. 너무 행복했다. '이게 내가 하고 싶은 거였다는 걸 가슴 깊이 느끼고 간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건강 상의 문제가 있었던 아이엠은 "여러분이 나 많이 걱정하는 거 안다. 전 제 속도대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자신을 살뜰히 챙겨준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털어놨다. 아울러 "저 강한 사람이니 걱정 말라. 언제나 그랫듯이 씩씩하게 털고 나아가갰다"면서 "그게 저니까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헌은 "저희는 이제 또 새로운 출발이다. '그래 이게 몬스타엑스지!'라는 이런 자신감 가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상을 위해 올라간다는 말을 하지 않나. 그러나 전 정상은 없다고 본다. 정상이 아닌 앞만 보고 달린다. 우리 인생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올라가기 워해 욕심 내고 살아가는 게 아니라 가장 나답게 가는 것"이라고 말해 감동을 줬다.
반면 민혁은 "몬베베가 항상 재미있고 할 게 많으려면 우리가 욕심이 많아야 하는 거 같다. 욕심내서 할테니 모자라더라도 조금만 이해해 달라"며 "이번 앨범도 열심히 준비해서 보여드릴 게 많으니 저 좀 예뻐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몬스타엑스는 오는 8월 27, 28일 일본 요코하마 피아 아레나 MM에서 '커넥트 X'를 이어간다. 9월에는 새 앨범을 발매한다. 멤버들은 이미 신곡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