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취업자 수와 수출입 동향, 가계대출 추이 등 국내 경기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경제 지표가 속속 발표된다. 정부의 자체적인 경기 진단도 공개된다. 취임 후 연이어 관세폭탄을 내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과, 관세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물가 지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통계청은 12일 ‘2월 고용동향’을 공개한다. 지난 1월엔 15세 이상 취업자 수가 278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5000명 증가했지만 제조업·건설업 등 주요 업종의 고용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 확대로 고령층 취업자는 늘어난 반면 청년 일자리는 2021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월에도 내수 경기에 직결되는 건설업 고용 부진과 청년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을 12일 내놓는다. 1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9000억원 줄며 열 달 만에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다시 5조원가량 불어났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가계부채 확대 흐름이 분명해지면 올해 기준금리를 두세 차례 더 내려 경기를 부양하려는 한국은행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정부의 최신 경기 진단을 담은 ‘3월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한다. 2월 그린북에서 기재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달과 비교해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지연’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 지속’ 등의 표현이 추가됐다. 3월 그린북에서 정부의 경기 진단이 더 부정적으로 바뀔지가 관심사다. 한은은 같은 날 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잠정치를 내놓는다.
12일(현지시간)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일괄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한 날이다. 막판에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직접 부과하는 첫 관세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 2018년 맺은 한·미 철강 합의에 따라 대미(對美) 철강 수출량(쿼터)을 연 263만t으로 제한받았다. 다만 이 물량에는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았다. 25%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겠지만, 쿼터제 해제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국에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CPI가 높게 나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트럼프 관세 정책이 다소 주춤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