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려면 러시아의 돈바스 지역 확보와 미국의 강력한 개입 암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크림반도에 이어 과거 우크라이나 전체 산업 생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던 핵심 산업지대이자 군수산업 기지였던 돈바스를 내준다는 건 뼈아픈 양보다. 더욱이 러시아가 군대를 정비하고 재침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조건이다. 이는 서유럽 국가들 입장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체력의 한계에 달했고, 현 상태에서 러시아군을 돈바스에서 몰아낼 여력도 없다.
러시아 측면에선 그간의 시간과 희생에 비해 부족한 성과이다. 이것이 국내에서 큰 반발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은 강경하고, 전쟁을 더 끌어서는 종전 후 국민의 불만이 더 커질 수도 있다.물론 우크라이나 영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러시아의 시간 끌기 작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백지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느 정도 조율한 뒤 합의 선언을 하기 위해 정상이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 예상대로 휴전이 된다고 해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러시아는 원하던 수준은 아니지만 서유럽을 향한 전진기지를 확보했다. 군 현대화와 푸틴의 정치적 미래는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국가 재건과 정치 안정이란 시련을 겪을 것이다. 서유럽은 성공적으로 재무장할 수 있을까? 이 모든 부분이 잘되든 안 되든 2차 전쟁의 조건이 된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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