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원윤종 "하루 15시간 선수촌 돌아다녀…당선 요인은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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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득표로 한국 동계 종목 첫 IOC 선수위원…"'잘 뽑았다'는 평가 듣고 싶어"

이미지 확대 20일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윤종

20일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윤종

[촬영 최송아]

(밀라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동계 종목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봅슬레이의 '전설' 원윤종(40)은 '진정성'이 통한 결과로 자평하며 8년 임기 동안 선수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윤종은 2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거에 임하며 한 가지 마음에 새긴 것이 '진정성'이었다. 선수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목소리를 듣는 게 첫걸음이라고 생각했고, 끝까지 그 마음으로 한 것이 득표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리스트로, 이번 올림픽 기간 진행된 IOC 신규 선수위원 선거에 한국을 대표해 출마한 원윤종은 전날 발표된 올림픽 참가 선수 투표 결과 1천176표를 받아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11명의 후보 중 최다 득표로 2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원윤종은 일반 IOC 위원과 동등한 권한을 지니고 대우받는 선수위원으로 8년간 활동한다.

한국인으로는 역대 3번째이자 동계 스포츠 종목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IOC 선수위원이 된 그는 "동계 종목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의 권익이 확대되도록 목소리가 현장에 적용될 수 있게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원윤종과 일문일답.

이미지 확대 원윤종 IOC 선수위원 당선…한국인 3번째·동계 출신 최초

원윤종 IOC 선수위원 당선…한국인 3번째·동계 출신 최초

(밀라노=연합뉴스) 한국 봅슬레이 '레전드' 원윤종(40)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이자 한국 동계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됐다.
원윤종은 19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선수촌에서 발표된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11명의 후보 중 1위를 차지해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사진은 함께 당선된 요한나 탈리해름(오른쪽)과 기념 촬영하는 원윤종. 2026.2.20 [대한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봅슬레이를 시작할 때 이런 날이 올 거로 생각했나. 감회가 어떤지. 그리고 선수위원에 도전한 계기도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 봅슬레이를 처음 시작한 것도 우연한 기회에 도전한 것인데, 그때는 선수위원이나 국제 스포츠 외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올림픽과 국제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선수를 대변하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때 알게 됐을 때도 제가 도전하리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선수로서 훈련과 경기에 전념하면서도 유승민 현 대한체육회장님이 전방위로 활동하시고 '스포츠 외교관'으로 활동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런 것들을 계기로 이후 제가 도전할 수 있게 됐을 때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 득표 1위는 예상했나. 당선 요인은 어떻게 보는지.

▲ 기대하지 못했다. 11명의 후보가 발표됐을 때 종목도 그렇고 인지도가 크게 높은 편이 아니라서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이 컸다. 상위 2명 안에만 들어가자는 마음이었다.

준비하며 한 가지 마음에 새긴 것이 진정성이다. 선수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목소리를 듣는 것이 다가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서 그 마음으로 유세에 돌입했고, 끝까지 지켜지면서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봐주고 투표도 많이 해준 것 아닌가 싶다.

이미지 확대 선수위원 후보 오른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위원 후보 오른 봅슬레이 원윤종

(밀라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공개된 선수촌에 한국 원윤종을 포함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들의 얼굴 사진이 벽면에 부착돼 있다. 2026.2.3 hama@yna.co.kr

-- 현장에서 들은 선수들의 목소리 중 기억에 남는 것은.

▲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선수촌에서 계속 서 있거나 돌아다니면서 선수들을 만났다. 어느 날 비가 내리는 밀라노 선수촌에서 만난 선수와의 대화가 기억난다. 엄마 선수인데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환경이 어렵다고 하더라. 2024년 파리 올림픽 때는 '너싱 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없는 것 같아 향후 행정에 반영되도록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난다.

-- '신발 세 켤레가 닳도록 뛰겠다'는 선거전 포부가 화제였는데, 고생한 일화를 전해준다면.

▲ 클러스터가 6곳으로 떨어져 있으니 이동이 특히 쉽지 않았다. 특히 리비뇨처럼 눈이 내린다거나 추운 곳은 위험할 때도 있었지만, 스노 타이어 등을 적절하게 준비해 안전하게 이동했다.

신발은 일반 신발 두 켤레, 하나는 방수가 되는 겨울 부츠를 갖고 와 상황에 맞게 갈아 신어가면서 했다. 14∼15시간씩 서 있다 보니 신발 대신 제 무릎과 허리 관절이 닳은 것 같다.(웃음)

-- 유승민 회장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선거전을 떠올리게 하는데.

▲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겠나. 회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기도 했고, 저도 그게 맞는다고 봤다. 회장님이 하루 3만보 이상 걸으셨다는데, 저도 비슷한 느낌으로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선수, 봉사자, 직원 가리지 않고 소통했다. 이후엔 모두가 저를 알았고, 와서 커피를 건네주기도 하더라. 진정성으로 다가간 것 같아서 의미가 있다.

이미지 확대 원윤종 IOC 선수위원 당선…한국인 3번째·동계 출신 최초

원윤종 IOC 선수위원 당선…한국인 3번째·동계 출신 최초

(밀라노=연합뉴스) 한국 봅슬레이 '레전드' 원윤종(가운데)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이자 한국 동계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됐다.
원윤종은 19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선수촌에서 발표된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11명의 후보 중 1위를 차지해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사진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오른쪽 두 번째), 함께 당선된 요한나 탈리해름(왼쪽 두 번째) 등과 기념 촬영하는 원윤종. 2026.2.20 [대한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유승민 회장, 김재열 IOC 집행위원과는 당선 후 대화를 나눴나.

▲ 유 회장님은 선수위원 시절 열심히 활동한 것으로 IOC 내부에 소문이 다 났더라. '자리만 하나 차지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전 세계, 올림픽을 위해서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김재열 회장님은 아직 뵙지는 못했으나 오늘 축하한다고 먼저 메시지를 주셨다. 내일이나 모레 뵙게 될 것 같다.

-- 평창 동계 올림픽 은메달과 어제 1위 발표 중 어느 때가 더 좋았나. 한국 동계 종목 최초의 선수위원으로 책임감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달라.

▲ 평창 올림픽이 없었다면 제 선수 생활이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평창의 환희가 확실히 짜릿했다. 어제는 발표를 기다리며 1분 1초가 무척 길게 느껴졌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발표하니까 긴장감이 정말 극에 달하고 초조했다.

동계 종목을 대표해 선수위원이 됐고 선수들에게서 환경 등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으니 더 잘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아가 모든 선수의 권익을 위해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현장에 적용되게끔 열심히 활동해보겠다.

-- 하루밖에 안 지났지만, 당선을 실감한 순간이 있다면. 그리고 선수위원으로서 특히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 오늘 오기 전에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과의 조찬이 있었고, 선수위원 미팅도 처음으로 있었다. 여기 참석하고 나니 실감이 되더라. (IOC 위원용) AD 카드는 아직 받지 못했는데, 곧 받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확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원윤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원윤종

[촬영 최송아]

눈이 없는 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 선수에게 스포츠의 가치를 알려주고 최종적으로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 자메이카 썰매 선수들을 돕거나 태국 등 청소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성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해왔는데, 그런 부분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

-- 이번 올림픽은 특히 여러 곳에 분산 개최됐다. 향후 트렌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다녀보면서 느낀 점은.

▲ 각 클러스터, 선수촌마다 환경이 너무 달랐다. 안테르셀바의 경우 바이애슬론만 하다 보니 호텔 4개를 묶어서 선수촌처럼 구성됐는데, 선수들이 올림픽 분위기가 나지 않고 일반 국제대회 같다고들 하더라. 선수단 규모가 달라서 구성도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축제의 장인만큼 선수들이 최대한 올림픽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요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 8년 임기를 보내고 나서 어떤 선수위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 선수들에게서 '대표자를 잘 뽑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겠다. 제게 믿음을 준 만큼 보답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싶다.

-- 올림픽 종목 조정에 대한 얘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보지는 못했다. 노르딕복합이나 스노보드 알파인(평행대회전)의 경우 현장에서 '관중도 많고 재미있는데 왜 없어져야 하나'라는 선수들의 목소리는 들었다. 선수들의 메시지를 귀담아 잘 듣고 IOC에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0일 22시02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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