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을 가리지 않는 업무 스타일은 이재명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새벽 1, 2시에도 물어보거나 지시할 게 있으면 청와대 참모들이 모인 텔레그램방에 글을 올린다고 한다. 휴일은 물론 늦은 밤이나 새벽에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한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업무 효율 측면에서도 이런 스타일이 바람직한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새벽 2시에 답변한 공정위원장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오후 11시 37분 공정거래위원회가 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본부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그리고 공정위를 칭찬한 뒤 “과징금 액수가 크지 않은데 법률이 정한 최대치로 부과한 것이냐”고 물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다음 날 오전 2시 14분 “최대한 엄정하게 제재하려 노력했다”며 과징금 산정 근거를 설명하는 답을 달았다.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밤 12시, (새벽) 1시에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잊어버릴까 봐 그러는 것”이라며 즉각 답변을 요구하는 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메시지라면, 일선 부처와 청와대 참모 사이에선 언제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또 장관이 대통령의 질문에 정확히 답하려면 국·실장이나 담당 과·팀장의 실무 검토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결국 심야 질의응답이 두세 차례 반복되면 해당 부서 장차관과 간부들은 언제 나올지 모를 대통령 메시지를 생각하며 밤잠을 설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의 실장과 수석비서관, 비서관 역시 마찬가지다.
대통령제의 특성상 임기 초반에 성과를 내기 위한 만기친람(萬機親覽)이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지시와 문의가 밤낮없이 내려오다 보면 구성원의 자발성을 이끌어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시키는 일만 해도 벅찬데 굳이 새 일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공직사회가 대통령과 청와대만 바라보면 부처 장관이 주도권을 잡고 정책을 펴기도 힘들어진다. 충분히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불필요한 논란이나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올 2월에만 부동산에 대한 글을 X에 23번이나 올렸다. 고개를 끄덕일 내용도 많았지만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겼나” 등의 표현은 정치권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SNS 게시물 3배로 늘어난 李 대통령
이 대통령이 X에 글을 올리는 횟수가 부쩍 늘어난 건 올해 초부터다. 임기 시작 직후인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의 한 달 게시물 수를 비교하면 약 3배로 늘었다. 새벽이나 심야에 글을 올리는 일도 많아졌다. 국정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서 전면에 나서 정부를 이끌어 가는 모습이지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읽힐 여지도 있다.
‘공직자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이 대통령의 말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국민과 소통하며 업무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 다만 국정은 단거리 달리기보다 마라톤에 가깝다. 리더와 참모 모두 피로가 누적되면 실수가 나오기 쉽고, 실수 하나가 자칫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같은 방식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장원재 논설위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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