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기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코스는 철저한 '디지털 디톡스' 공간이 된다. 이 원칙은 선수들을 제외한 모든 입장객은 휴대전화,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코스 안에 반입할 수 없고, 사용 사실이 적발되면 즉시 퇴장당한다.
오거스타내셔널GC는 이 원칙이 메이저 챔피언 자격으로 초청된 손님일지라도 가차없이 적용된다는 점을 최근 보여줬다. 1989년 디 오픈 우승자인 마크 캘커베키아(미국)가 뼈아픈 사례가 되면서다.
9일(현지시간) 골프위크에 따르면 캘커베키아는 마스터스 주간 둘째날인 지난 7일 오거스타 내셔널 내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보안 요원에게 적발됐다. 오거스타 내셔널 측은 캘커베키아의 규정 위반이 확인되자 곧바로 그를 코스 밖으로 내보냈다.
캘커베키아는 1989년 디 오픈에서 우승한 메이저 챔피언이다. 마스터스에는 18번 출전해 1988년 준우승을 차지했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13승을 거두고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4승을 올렸다.
오거스타내셔널은 대회 기간에 마스터스를 제외한 나머지 메이저대회의 역대 챔피언을 초청해 융숭하게 대접한다. 전용 주차구역, 코스 내 식음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골드카드'를 준다. 캘커베키아는 디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마스터스 현장을 찾았다. 이번 대회 팸플릿에도 '대회에 참석하는 명예 비출전 초청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같은 특권도 오거스타 내셔널의 완고한 전통 앞에서 힘을쓰지 못했다. 골프위크는 켈커베키아가 전화통화에서 퇴장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상세한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오거스타 내셔널과 마스터스에 대해 나쁜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바로 전화를 끊는 것이 좋겠다"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라 불리는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그 어떤 대회보다 완고한 원칙을 내세운다. 코스 안에서 뛰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모자를 거꾸로 써서도 안된다.
특히 휴대전화, 노트북, 태블릿 등 전자기기 반입 금지는 '디지털 중독'에 빠져있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원칙이다. "대회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유에서 여전히 고수되고 있다.
덕분에 대회 기간 오거스타 내셔널은 가장 아날로그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대회장 내에는 그 흔한 전광판 하나 찾을 수 없다. 스코어 보드도 사람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수정하는 것은 마스터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코스 곳곳애는 후원사인 AT&T가 제공하는 공중전화 부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발각되면 즉시 현장에서 퇴장되고 티켓도 박탈된다.
기자들에게도 이 원칙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기자들에 한해 미디어센터 안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진은 찍을 수 없다. 건물 밖에서는 전자기기 사용 금지 원칙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미디어센터 밖에서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면 기자 역시 곧바로 퇴장되고 향후 취재권한도 박탈된다.
마스터스 기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오거스타에서 쫓겨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골프채널 해설가였던 찰리 라이머가 미디어 센터 밖에서 통화하다 적발돼 출입증을 압수당했다. 키건 브래들리(미국)의 누나 역시 클럽하우스에서 휴대전화를 쓰다가 곤욕을 치렀다. 퇴장 위기에 처한 그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고 휴대전화를 금고에 보관하는 조건으로 대회장에 남았다고 알려졌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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