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수출액 59억원 수준…국가별 3위지만 규모 크지 않아
국내 로케이션 촬영 등 서비스 수출에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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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박원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영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영화계에서는 국내 영화 산업이 내수 비중이 높고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영화 산업은 매우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며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하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무부와 USTR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바탕으로 외국 영화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불분명한 상황이지만, 실제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영화 수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가 부과되면 그만큼 수입 가격을 올려 해외 배급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미국이 한국 영화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 완성작의 총수출액은 4천193만달러(584억원)였다. 이는 완성작의 수출 계약 실적과 기존 수출 작품으로부터 발생한 현지 배급 수익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중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421만달러(59억원)로 전체 수출액의 10.0%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규모 자체로는 크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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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멀티플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울러 한국 영화 산업이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극장 매출액은 1조1천945억원, TV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액은 1천698억원으로 각각 완성작 수출액(584억원)의 20배, 3배에 달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할 때 (대부분) 엄청나게 큰 규모로 개봉하는 '와이드 형태'는 아니다"라며 "한국 영화 시장은 내수가 가장 큰 시장이어서 큰 영향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다른 배급사 관계자도 "미국에 (영화 작품이) 진출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따를 수는 있다"면서도 "직접적으로 끼칠 엄청난 영향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면서 발생하는 서비스 수출액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해외에서 촬영한 미국 영화도 겨냥했다는 점에서다. 최근 '마인크래프트 무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의 블록버스터들이 미국 바깥에서 촬영하면서 자국 영화 산업에 타격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지난해 해외 영화·시리즈물·다큐멘터리 등의 국내 로케이션 서비스 수출액은 4천417만달러(616억원)로 전년보다 158.9% 증가했다.
encounter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5일 14시1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