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강호순, 추가 범죄 있나…자백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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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4 14:10 수정2025.07.04 14:10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영상 캡처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영상 캡처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감춰왔던 범행을 자백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3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연쇄살인마 강호순의 곡괭이'라는 주제로 그의 범죄 행각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현역 시절 강호순을 직접 신문했다는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이야기꾼으로 직접 참석했는데, 그는 "지금까지 만났던 범죄자가 1000명을 넘는다"며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오만하고, 뻔뻔하고, 악랄했던 범죄자"라고 강호순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강호순의 범행부터 자백까지 무려 1200일에 걸친 추적기를 전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05년 안산의 반지하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었다. 안방에 있던 아내와 장모는 사망했고, 작은방에 있던 남편 강씨는 어린 자녀와 함께 무사히 탈출했다. 남편 강씨의 이름은 강호순이었다. 강호순은 차량 화재 그리고 운영했던 순댓집 화재 등 총 6~7 차례 정도의 화재 사건으로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놀라움을 불러 모았다.

한국의 마지막 연쇄 살인범 강호순에 희생된 피해자는 해당 화재 사건 2명을 포함해 경기도 곳곳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 사건의 실종자들이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유사한 패턴을 따르고 있었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사라졌고, 실종 직후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된 채 발견됐다. 그중엔 하루 간격으로 사라진 피해자도 있었다.

은행 CCTV에 찍힌 강호순은 피해자의 카드로 돈을 인출했는데 손가락에 남성용 피임 도구를 끼고, 가발로 변장을 하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그의 모친 명의 차량을 단서로 발견했고, 강호순을 긴급 체포했다. 강호순은 형사들에게 "증거가 있느냐"라며 뻔뻔함으로 일관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영상 캡처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영상 캡처

당시 강호순을 직접 대면한 권일용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강호순은 조사 초기부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드러냈다. 그는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과 남성성에 대한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졌고 피해자를 지배하고 조종하며 자존감을 충족하려 했다. 권일용은 그의 범죄를 "비열하고 추악한 성범죄"라고 단호히 말했다.

강호순은 친절한 가면을 쓴 채 여성들을 속여 차에 태웠고, 피해자들을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철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이었다. MC들과 청자들은 당시 유족들의 절규가 담긴 영상을 보면서 모두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고, 권일용은 "세월이 많이 지난 줄 알았는데, 쉽지가 않다"며 오열했다.

강호순은 시신이 없는 살인사건을 포함해 총 7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방화 사건을 포함해 피해자는 총 9명이었다. 그리고 남은 1명의 살인 피해자에 대하여 강호순이 자백하는 실제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강호순은 "숨긴 게 하나 있다"며 "사람을 죽인 게 한 명 더 있다"고 말해 모두를 숨죽이게 했다.

강호순은 "강원도에서 사람을 죽인 게 하나 더 있다. 강원도 정선에서 (수감되기 전인) 재작년 여름에서 가을 쯤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정선, 거기서 제가 군청에 가는데, 아침에 오전 시간에 아가씨가 있었다. '군청 가는데 어디냐'고 아가씨에게 묻자, 아가씨가 자기도 간다고 해서 태워 가다가 강간해서 죽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일용은 그의 자백이 또 다른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평했다. 당시 검찰은 강호순의 축사에서 발견된 곡괭이에서 2개의 여성 DNA를 확인한 상태였던 것. 그리고 이 DNA는 지금까지 강호순이 저지른 범죄 피해자 중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았다. 권일용은 "지금 강호순은 연기를 하고 있다”라며 분노했다. 이어 "저건 죄책감의 표현이 아니고 사이코패스들이 순식간에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밝혀지지 않은 2명의 피해자, 즉 강호순의 여죄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현재 강호순의 여죄는 미제로 남아 있는 상태이며, 그 여죄의 공소시효는 끝나지 않았다. 이번 특집 방송을 준비하며 '꼬꼬무' 제작진이 국과수에 문의한 결과 지금도 곡괭이 DNA와 대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일용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곡괭이 특별 수사본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일용은 "'곡괭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면 나도 작은 역할이라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강호순은 피해자 유족에게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방송 말미 강호순에게 가족을 잃고 경찰이 된 유족의 이야기가 전해져 모두를 오열하게 했다. 강호순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경찰이 된 유족은 "딱 이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너는 아무 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내 동생을 죽였지만 나는 경찰이 돼 너의 가족을 지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일용은 "우리 사회는 이런 사건들로 희생된 피해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서로를 보호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할 일"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강호순은 2005년 10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총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유영철, 정남규 등과 함께 대한민국 범죄사에서 악독한 범죄자로 꼽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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