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계속되는 휴전 압박… 진퇴양난에 빠진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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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결렬되었습니다. 예정되어 있던 공동 기자회견과 희귀 광물 협정 서명도 무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시점은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7·사진)은 키이우 국립경제대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했지만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사람입니다. 2003년에는 제작사를 설립해 총괄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 벨라루스, 몰도바 등 인근 국가에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성공한 코미디언이자 배우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2018년 자유지상주의를 표방하는 정당 ‘인민의 종’을 창당했고, 2019년 대선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을 약 50%포인트 차이로 꺾으며 41세에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정책을 펼쳤으며, 2021년에는 44개국 대표들을 초청해 크림반도 반환을 목표로 한 ‘크림 플랫폼’을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를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소련 해체 이후 동구권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상실을 우려하던 러시아는 2022년 ‘특수군사작전’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공격하며 전면전을 시작했고, 전쟁은 3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을 확보하고, 전쟁을 빨리 끝내 미국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없이 저지른 협정 위반을 지적하며,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없이 단순한 휴전 협정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거친 고성과 함께 회담을 결렬시켰습니다.

이번 사태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외교적 역량이 다시 한번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유럽연합(EU)과 NATO 국가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얻어내야 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원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인 태도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항복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입니다.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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