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야기로 배우는 쉬운 경제]검색은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는 돈이 된다

4 hours ago 1

검색어-접속창 등 데이터 기반으로
관심사 추측해 인터넷에 광고 띄워
웹사이트 자체는 무료 서비스지만
광고 페이지 클릭으로 수익 올려
소비의 주도권은 스스로 지켜야

플랫폼 기업은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와 클릭한 페이지 등을 분석해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를 보여준다.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도 계속 광고가 노출되다 보면 구입할 때가 적지 않다. 추천 영상과 맞춤 광고가 내 선택을 대신하지 않도록 소비 주도권도 지켜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플랫폼 기업은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와 클릭한 페이지 등을 분석해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를 보여준다.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도 계속 광고가 노출되다 보면 구입할 때가 적지 않다. 추천 영상과 맞춤 광고가 내 선택을 대신하지 않도록 소비 주도권도 지켜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운동화를 딱 한 번 검색했을 뿐인데 인터넷을 열 때마다 그 운동화 광고가 따라오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입니다. 단 한 번의 검색이 나를 따라다니는 광고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 남긴 흔적 때문입니다.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 클릭한 상품 페이지, 오래 머문 화면,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 자주 보는 영상. 이것들은 모두 데이터가 됩니다. 플랫폼 기업은 이런 행동 정보를 모아서 ‘이 사람은 지금 이런 것에 관심이 있겠구나’라고 추측합니다. 이걸 관심사 프로파일링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강력한 흔적이 바로 검색어입니다. 검색어에는 사람들의 필요와 욕구가 담겨 있기 때문에 검색창은 단순한 정보 탐색 도구가 아니라 소비자의 수요가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 됩니다.

●야후를 이긴 구글, 그 이유는 검색창

인터넷 초창기에는 야후의 이용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야후는 뉴스, 메일, 쇼핑, 링크를 한곳에 모아 둔 포털 사이트였는데 웹페이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정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구글은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첫 화면은 복잡한 메뉴 대신 검색창 하나였고, 그 뒤에는 페이지랭크라는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페이지랭크란 검색어가 많이 들어간 페이지를 무조건 위에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추천하고 사용한 자료를 더 가치 있게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결과가 좋으니 사람들이 모였고 사람들이 모이니 검색어 데이터도 쌓였습니다. 구글은 여기에 광고를 붙입니다.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관련 있는 광고를 검색 결과 옆에 보여주는 방식이었고 이것이 지금의 구글 애즈로 발전했습니다. 이 구조를 경제학에서는 ‘양면 시장’이라고 합니다. 한쪽에는 무료로 검색과 영상을 이용하는 사용자, 다른 한쪽에는 광고비를 내는 광고주가 있는 시장이지요.

플랫폼은 이 두 집단을 연결하며 수익을 얻습니다. 알파벳의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구글의 광고 매출은 2646억 달러(약 413조 원)로 모회사 알파벳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합니다. 우리가 무료라고 생각하며 쓰는 검색과 영상 서비스가 실제로는 거대한 광고 시장과 연결돼 있는 것입니다.

●광고가 나를 따라오는 이유, 무료의 진짜 가격 누군가 ‘수학 학원’을 검색하면 그 순간 여러 학원이 광고 자리를 두고 경쟁합니다. 광고주가 특정 키워드에 내겠다고 정한 금액을 입찰가라고 하는데 입찰가가 높다고 항상 좋은 광고 위치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은 광고가 검색어와 얼마나 잘 맞는지, 사용자가 클릭할 가능성이 높은지, 클릭 후 연결되는 사이트가 유용한지도 함께 봅니다.

이것을 광고 품질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돈을 많이 낸 광고보다 실제로 클릭하고 구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광고를 더 좋은 자리에 올려줍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무조건 광고를 많이 보여 주는 것보다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광고를 클릭한 사람 중 실제 구매나 신청까지 한 사람의 비율을 전환율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전환율이 5%라면 100명이 광고를 클릭했을 때 5명이 물건을 사거나 상담 신청을 했다는 뜻입니다. 실제 전환율은 업종과 광고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구글 검색 광고의 전체 평균 전환율은 대체로 7%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주들은 단순히 클릭 수를 늘리는 것보다 클릭이 실제 구매와 신청으로 이어지도록 광고 문구와 연결 페이지를 계속 수정합니다.

따라서 검색 후에 광고가 나를 따라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쿠키와 광고 식별자 때문입니다. 쿠키는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브라우저에 저장되는 작은 데이터로, 내가 여러 사이트를 어떻게 이동했는지 파악하는 데 쓰입니다. 스마트폰에서는 광고 식별자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광고에 끌려가지 않는 소비자

안 그래도 사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광고를 띄워주니 결국 구입을 누를 때가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맞춤 광고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구조를 모른 채 무료 서비스를 완전한 공짜로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은 디지털 세상에서도 똑같이 통합니다. 우리가 내는 진짜 가격은 현금이 아닐 뿐 시간과 데이터라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앱을 설치할 때 불필요한 위치 정보나 연락처 접근을 허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추천 영상과 맞춤 광고가 내 선택을 대신하지 않도록 소비의 주도권도 지켜야 합니다. 광고가 따라온다고 느껴질 때 잠깐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방금 어떤 디지털 흔적을 남겼을까. 정말 필요한 소비일까, 아니면 자꾸 보여서 생긴 욕구일까. 이 질문을 할 수 있다면 광고에 끌려가는 소비자가 아니라 디지털 경제를 읽는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김선 둔전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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