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 세현 역, 가장 현실적인 인물…"천의 얼굴 조니 뎁 같은 배우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몰랐는데 저 액션에 소질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맡은 김세현은 싸움을 못 하는 역할이잖아요. 싸울 때 액션 동작이 너무 잘 나오니까 (무술팀이) 미리 연습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액션 장면은 전부 현장에서 짧게 익히고 찍었죠."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에는 공부로는 전교 2등이지만, 싸움 서열은 171위인 김세현이 등장한다.
초반까지만 해도 싸움 실력이 타고난 윤가민(황민현 분)의 도움을 받는 일이 많았지만, 극 중후반으로 가면 서툰 주먹질 한 번, 박치기 한 방으로 상대를 때려눕히며 조금씩 성장하는 캐릭터다.
만화 같은 드라마 '스터디그룹'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인 김세현을 연기한 배우 이종현을 2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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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교복과 얌전한 헤어스타일에서 벗어난 이종현은 우등생 김세현보다는 강렬한 인상인 극 중 피한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그는 자신에겐 세현과 닮은 점이 많다면서 "세현이처럼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한다. 지금 제가 해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모습이 닮았다"고 말했다.
실제 우등생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지만 "제가 이과였다. 극 중 시험 문제도 직접 풀었고, 다른 배우들에게 수학 공식을 가르쳐준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가 생각한 김세현은 현실에 발붙인 인물이다.
공부를 잘하지만, 가난과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대학 진학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싸움을 잘 못하고 겁도 많지만, 친구를 위해서라면 용기를 내기도 한다.
이종현은 "세현이가 극 중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윤가민은 엉뚱하게 느껴진다면, 세현이는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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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이 배우의 길을 택한 것은 23살 때부터다.
초등학교 때는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중학교 때 이를 포기하고 별다른 꿈 없이 지냈다. 성인이 되어서는 의류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려던 중 우연한 기회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사람은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저에겐 그 중 첫 번째가 신인 배우를 찾던 소속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연락해온 일"이라고 떠올렸다.
앞으로는 다양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제가 맡은 역할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보면 같은 사람인 걸 모를 정도로 모두 다르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마치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가위손', '캐리비안의 해적' 속 조니 뎁처럼요."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2월28일 08시01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