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무술감독 인터뷰…"황민현, 7개월간 연습…'춤 선' 빼려고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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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툰 '스터디그룹'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할 때 가장 많이 나온 우려는 '만화 같은 액션을 대체 어떻게 실사화하느냐'는 것이었다.
원작에는 주먹 한 방에 벽이 부서지고, 발차기로 불꽃을 날려 상대방을 기절시키는 등 만화에서나 가능한 싸움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드라마 '스터디그룹'은 만화보다도 더 만화 같은 액션을 선보이면서 경쾌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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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티빙에서 만난 조동혁(40) 무술감독은 "이 드라마를 '리얼액션'(사실적인 격투 장면)으로 표현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며 "저희도 판타지를 많이 섞어서 원작과 똑같이 판타지 섞인 액션 장면을 구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 무술감독은 "특히 1화 속 윤가민(황민현 분)의 '불 발차기' 장면은 원작과 똑같이 만들었다"며 "'삼촌의 금지 기술', '호권' 등 웹툰에 나오는 액션 컷과 똑같은 장면들을 빼지 않고 다 넣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에 없는 액션 장면들도 재기발랄하게 풀어냈다.
윤가민이 자신과 싸우려 온 학생을 자기도 모르게 때려눕히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대본에는 '보지 않고 피하다가 '수학의 정석' 책으로 기절시킨다'라는 간단한 문장만 담겼지만, 이를 코믹하면서도 윤가민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액션으로 구현했다.
조 감독은 "가민이가 보지 않고 그냥 피한다는 것이 억지스러울 것 같아서 사물함을 활용하는 액션으로 바꿨다. 어떻게 표현하면 재밌을지 무술팀이 모여서 고민해 만든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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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들이지 않은 장면이 없다"고 단언했지만, 촬영하기 힘든 장면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극 중 공사장에서 연백파 스카우터와 아이들이 싸우는 장면을 언급하며 "처음에는 롱테이크로 아이들이 싸우는 장면을 차례대로 담으려고 했는데, 한 명이 잘 담기면 다음 사람이 삐끗하면서 스무 번이나 다시 찍었다. 결국 롱테이크는 포기했다"고 돌이켰다.
옥상에서 이지우(신수현)가 김규진(진우진)을 메치기로 때려눕히는 장면도 찍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5층 건물 옥상에서 와이어를 사용해서 촬영했는데, 백드롭 장면을 찍자니 크레인이 휘청여서 배우도 스턴트맨도 위험했다"면서도 "임팩트 있는 장면을 위해서 힘들여 찍은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액션 장면을 위해 애쓴 배우들의 노력도 언급했다.
특히 주연 황민현은 약 7개월간 액션 연습을 했다며 "촬영 전에 사무실에 나와 운동하고 연습한 뒤 촬영장에 갔다가, 또 끝나면 다시 와서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춤 동작이 몸에 밴 아이돌 특유의 액션 동작은 고치지를 못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조 무술감독은 "'아일랜드' 때 차은우도, '스터디그룹'의 황민현도, 춤을 추던 사람은 액션을 해도 선이 너무 예쁘게 나온다"며 "그걸 바꿔보려고 트레이닝을 엄청나게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조 무술감독은 중국에서 6년간 활동했고 현지 영화 '훠궈전쟁', 드라마 '한성'등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드라마 '넉오프', '도적: 칼의소리', '아일랜드' 등의 액션 장면을 연출했다.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스터디그룹'만큼 재밌게 찍은 액션 드라마도 없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한 대도 때리지 않던 가민이가 점점 히어로가 되어가고, 나중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액션까지 선보이잖아요. '스터디그룹'을 찍으면서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01일 12시5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