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보다 낫다"…제니 쓴 'AI 안경' 메타가 미는 이유 [현장+]

6 days ago 3

제니가 착용한 레이밴 메타 웨이페어러 / 사진=메타

제니가 착용한 레이밴 메타 웨이페어러 / 사진=메타

안경을 쓰고 음식을 바라보며 "이 음식 다 먹으면 몇 칼로리야?"라고 말하자 인공지능(AI)이 답을 내놨다. 크루아상·하몽·샐러드·달걀·우유로 구성된 한 끼 식사의 열량을 약 500㎉ 내외로 알려줬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됐다.

"모두를 위한 개인화된 슈퍼 인텔리전스"

사진=홍민성 기자

사진=홍민성 기자

메타코리아가 4일 서울 역삼 센터필드 사무실에서 연 AI 스마트글라스(이하 AI 글라스) 미디어 체험 행사에서 직접 써본 레이밴 메타의 첫인상이다. 메타가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만든 레이밴 메타 Gen2와 오클리 메타는 지난달 25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가격은 69만원부터다.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AI 글라스가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메타가 그리는 AI 비전의 핵심 접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가 지향하는 건 모두를 위한 개인화된 슈퍼 인텔리전스"라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를 깊이 이해하고 목표와 관심사를 파악해 필요한 것을 미리 수행해주는 똑똑한 비서 같은 역할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메타가 AI의 최적 폼팩터로 안경을 꼽는 이유도 이 맥락에서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은 세상과 단절시키지만, 안경은 세상과 연결된 상태에서 AI를 더 깊이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며 "이용자 눈높이에서 실시간으로 맥락을 파악하는 데 있어 스마트폰보다 훨씬 최적화된 폼팩터"라고 설명했다.

'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가 안경에 집중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메타가 바라보는 AI의 관점은 일상생활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인데, 그 측면에서 안경이란 디바이스가 최적화돼 있다는 게 우리의 철학"이라고 밝혔다.

번역·칼로리·코디…손가락 하나 까딱 안 했다

이날 체험 행사는 △나만의 척척박사 △나만의 여행 가이드 △나만의 식단 코치 △나만의 스타일리스트 등 4개 존으로 구성됐다.

척척박사 존에서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바라보며 "이 작품 설명해줘"라고 말했다. 그러자 AI 글라스는 1889년 고흐가 정신병원 입원 당시 창밖을 보며 그린 유화라고 답한 뒤 고흐 특유의 격렬한 붓 터치와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 소장 여부까지 설명했다.

사진=홍민성 기자

사진=홍민성 기자

여행 가이드 존에서는 프랑스어 간판을 보고 번역을 요청했다. "BIENVENUE, nous sommes OUVERTS" 문구를 "환영합니다, 저희는 영업 중입니다"로 바로 풀어냈다. 에펠탑 사진을 보며 "이 건축물 설명해줘"라고 하자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격자형 철골 구조물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식단 코치 존에서는 참외를 바라보며 혈당지수(GI 지수)를 물었다. 이는 음식 섭취 후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55 이하면 저GI 식품으로 분류된다. AI 글라스는 참외로 인식하고 혈당지수 약 50으로 중간 수준이라고 답했다. 건강 관리나 다이어트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능이었다.

레이밴 메타를 착용한 시점에서 바라본 구두 모습(왼쪽)과 가방 코디를 메타 AI에게 묻고 있는 모습. / 사진=홍민성 기자

레이밴 메타를 착용한 시점에서 바라본 구두 모습(왼쪽)과 가방 코디를 메타 AI에게 묻고 있는 모습. / 사진=홍민성 기자

스타일리스트 존에서는 검정 로퍼를 바라보며 코디를 물었더니 옥스퍼드 셔츠, 슬랙스 등을 매치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갈색 토트백과 검정 백팩 중 어떤 가방이 더 어울리냐는 질문에는 검정 상의에 연한 하의 조합에는 갈색 토트백이 더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고 답했다.

한국어 음성 명령 인식은 비교적 자연스러운 수준이었다. 메타 측은 한국어 서비스를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단계 로드맵…디스플레이·AR까지

4일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메타 AI 글래스 체험 행사에서 메타코리아 김진아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메타코리아

4일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메타 AI 글래스 체험 행사에서 메타코리아 김진아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메타코리아

메타는 AI 글라스의 발전 방향을 3단계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현재 출시된 제품은 카메라와 오디오가 탑재된 1단계다. 2단계는 렌즈에 디스플레이를 넣어 번역 자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버전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레이밴 메타 디스플레이 버전이 먼저 출시됐다.

마지막 3단계는 증강현실(AR)이 결합된 AI 글라스다. 메타가 공개한 프로토타입 '오라이온'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 이용자 주변 환경을 전체적으로 파악해 홀로그램 기능으로 현실과 가상을 함께 구현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AI 안경도 점점 더 똑똑하게 진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팅 기술은 20년 주기로 급격히 발전해왔다"며 "거대한 컴퓨터에서 PC로, 노트북으로, 스마트폰으로 작아진 것처럼 이제는 안경 속에서 AI를 경험하는 시대의 초입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단계·3단계 제품의 한국 출시 계획도 있음을 시사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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