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엔 '김기동 나가!' 구호…개막 4연승에 분위기 확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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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쑥스럽고 좀 창피하더라고요."
홈 경기에서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을 들은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K리그1 홈 경기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창단 첫 개막 4연승을 달린 서울은 순위표 최상단으로 올라섰다.
올 시즌 리그 최다 득점을 올렸고, 두 경기 연속 클린시트도 기록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흐름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김 감독은 위태로워 보였다.
지난해 리그 6위로 시즌을 마쳤고, 올해는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16강 탈락했다.
그사이 실전 테스트를 위해 참가한 홍콩 구정컵에서는 홍콩 대표팀과 정규 시간 90분 동안 1-1 무승부(승부차기 승)에 그쳐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막상 리그에서 서울은 '최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김기동 나가!'를 외치던 팬들은 이날 그를 향해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작년에도 많이 힘든 상황을 버티고 동계 훈련을 시작했다. 분명히 승리하고, 경기력 좋아지면 나를 응원해줄 거라고 확신했다"면서 "승리를 가져오니 팬들도 인정해주는 것 같다. 외로운, 힘든 시간을 버티고 나니 이런 기회가 왔다. 팀에 다 쏟아부어서 올해는 뭔가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1-0으로 앞선 채 마친 전반전 흐름도 좋았지만, 김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한 게 결국 대승으로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안데르손 대신 투입한 클리말라가 멀티골을 폭발했다.
스피드와 결정력을 겸비한 스트라이커 클리말라를 앞세워 광주의 뒷공간을 공략하겠다는 김 감독의 판단이 제대로 적중했다.
승기를 잡은 뒤에는 발 빠른 문선민, 최근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이승모를 투입했다. 이승모가 후반 37분 문선민의 도움으로 5-0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날 만든 골 중 '작년이었다면 보지 못했을 골'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골로 인정받지 못한 전반전 송민규의 슈팅을 꼽았다. 송민규가 슈팅 직전 수비수에게 푸싱 파울을 범해 '없던 일'이 된 골이다.
김 감독은 "취소된 골의 전개가 참 좋았다"면서 "작년엔 박스 안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적어서 어려웠다. 올해는 (송)민규, 클리말라 모두 박스 안에서 상대와 경쟁해준다. 그러다 보니 골 찬스가 난다"며 흡족해했다.
리그 전승으로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지만, 마냥 좋아만 할 수는 없다.
리그가 재개하면 서울은 지옥의 3연전을 치러야 한다.
4월 5일 FC안양과 원정 경기 뒤 11일 전북 현대(홈), 15일 울산 현대(원정), 18일 대전하나시티즌(홈) 등 우승 후보들을 연달아 상대한다.
김 감독은 "좋은 팀과 경기할 때 우리 선수들이 오늘 한 것처럼 90분 내내 압박할 수 있을지,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을지, 아니면 소극적으로 할지, 나도 궁금하다"면서 "오늘 같은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겠다. 선수들에게 그렇게 주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정규 광주 감독은 "김기동 감독님과 저의 역량 차이가 컸던 경기"라면서 "선수들은 계획대로 잘 플레이했다. 버거울 수 있는 경기였다. 하려고 하고 압박한 부분들은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3월22일 17시1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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