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車에도 관세폭탄 예고…시험대 오른 민관 통상 외교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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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19 17:43 수정2025.02.19 17:43 지면A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는 아마 4월 2일 얘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에 이어 자동차에도 ‘관세폭탄’을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대해선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그 여파는 철강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지난해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액은 29억달러였지만 자동차는 342억달러로 12배에 달했다. 수출 규모로는 154만 대였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은 8.6%였다. 외국으로선 멕시코(16.2%)에 이어 2위이며 일본(8.2%)보다 높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현재 무관세인 자동차에 25% 관세가 매겨지면 연간 수출이 64억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수출의 20%에 가까운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관세 20% 부과 때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19%(작년 기준 5조1111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산업의 높은 연관 효과까지 감안하면 경제 전체에 재앙에 가까운 피해가 닥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다. 한 달여 남은 기간 정부와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총력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산 원유·천연가스 수입 확대 등을 통한 대미 무역흑자 감축 방안과 미국 측이 제기한 비관세 장벽 개선 방안을 동시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 어제 미국으로 출발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민간 경제사절단의 역할도 기대된다. 한국이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미국의 최대 그린필드 투자(직접투자) 국가임을 강조하는 등의 전략으로 통상 압박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 현대차 등 관련 기업들은 현지 생산 확대와 수출시장 다변화 등으로 파도를 넘는 계획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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