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中 덤핑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돼

3 weeks ago 5

입력2025.02.20 17:23 수정2025.02.20 17:23 지면A35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어제 중국산 열간압연 후판에 최대 38%의 잠정 덤핑방지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바오스틸 등 5개 중국 업체의 저가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한 것이다. 이번 관세율은 국내 철강업계 예상치(20~25%)를 크게 웃돈 것이다. 그만큼 중국산 저가 공세가 국내 시장을 심각하게 교란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2년부터 내수 부진으로 쌓인 철강 재고를 싼값에 한국으로 밀어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117만t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증가율은 5%였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산에 비해 t당 20% 이상 싼 가격으로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이런 탓에 지난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9.3%, 70.6% 급감했다. 무역위원회는 국내 철강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세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보호·육성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경쟁적으로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멕시코 칠레 브라질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이 중국산 철강의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지난 10일부터는 미국이 모든 수입 철강 제품에 25% 특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기로 한 건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바람직한 결정이다. 중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19.5%)을 감안하면 무역 보복도 염려되지만 국내 산업 피해가 분명한 마당에 관세 부과는 당연하다. 중국의 덤핑 문제는 세계적 골칫거리다. 2020~2024년 6월까지 중국은 반덤핑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치(179회)를 받았다. 다만 2000년 ‘마늘 분쟁’ 때처럼 이번 관세 부과가 한·중 간 통상 이슈로 번지는 건 막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덤핑 사실과 피해 정도 등 반덤핑 관세 부과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