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 유출 99일 만에 고개 숙인 쿠팡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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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범석 쿠팡아이앤씨(Inc) 의장이 27일 작년 쿠팡의 실적을 공개하는 온라인 콘퍼런스콜에 등장해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작년 11월 20일 쿠팡 회원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처음 공개 석상에서 직접 한 사과다. 작년 12월 국회 청문회에 미국인 임시대표를 내보내고 ‘서면 사과문’을 내놔 한국 고객과 국회를 경시한다는 인상을 준 그가 사고 후 99일 만에 모습을 보였다.

쿠팡Inc가 발표한 쿠팡의 작년 매출은 49조700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다. 영업이익도 6810억 원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고, 결국 회사는 377억 원 당기 순손실을 냈다. 회원들의 ‘탈팡’이 이어지고, 사업성이 악화됨에 따라 작년 목표였던 연매출 50조 원도 무산됐다.

이날도 해롤드 로저스 한국쿠팡 임시대표는 “전직 직원이 쿠팡과 우리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다”, “현재까지 고객 데이터 오남용이나 유출 데이터의 존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법적 책임을 줄이려고 ‘쿠팡은 피해자’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게다가 정보 유출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엔 쿠팡 대만법인에서 개인정보 20만여 건 유출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베이스의 열쇠 격인 ‘백업키’가 한국과 대만이 동일해 범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미 연방대법원의 무효 판결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가 폐기되고, ‘무역법 301조’ 등에 따른 새 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황에서 쿠팡은 한국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다. 쿠팡 미국 투자자들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과도한 조사 등 ‘불공정 무역관행’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오직 단 하나의 목표, 고객들에게 ‘와우(Wow·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동력으로 삼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진 지 석 달 넘게 지나서야 ‘온라인’으로 사과하고, 민감한 한미 통상관계를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 동원하는 듯한 모습을 지켜본 한국 고객들이 선뜻 ‘와우’ 하고 반응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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