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략핵잠’ 건조 과시한 北… 기술 갖고도 美 반대에 막힌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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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가 지난 주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의 건조 실태를 시찰했다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핵동력은 소형원자로가 엔진인 핵추진 방식을, 전략유도탄은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뜻한다. 두 기술을 갖추면 전략핵잠수함(SSBN)이라 부른다. 미완이긴 하지만 김정은이 ‘북한판 SSBN’의 동체를 대외에 처음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2년 전 핵미사일 잠수함을 공개했지만 디젤 엔진 방식이었다. 연료 보충을 위해 수시로 물 밖으로 나오는 디젤 잠수함과 달리 전략핵잠수함은 수개월간 잠항할 수 있다. 태평양을 건너 미국 영해에 은밀히 접근한 뒤 핵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미 본토 타격의 ‘게임체인저’로 여겨 왔는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하는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보란 듯 공개했다. 대미 위협 수위를 한껏 높여 몸값을 올리려는 노림수로 보이지만 당장 우리 영해가 속수무책으로 뚫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이 핵심 기술인 소형원자로 확보를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쟁 파병 대가로 북한에 관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을 주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전 종전 협상을 끝내면 북한과 핵 거래로 고개를 돌릴 수 있다. 북-미 사이에 러시아가 끼어들면 비핵화는 더 멀어지고 우리 안보도 더욱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의 기술 여건을 갖추고도 소형원자로에 공급할 핵연료인 저농축우라늄의 군사 전용을 금지한 한미원자력협정 족쇄에 갇혀 있다. 트럼프 1기 때 저농축우라늄 공급을 미국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트럼프 2기는 한국에 대북 방어를 스스로 책임지라며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태세다. 북한은 어제도 한미 훈련에 반발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앞으로 핵·미사일 위협 강도는 커질 것이다. 이제 우리 안보의 발목을 잡는 족쇄부터 풀어달라고 미국을 전방위로 설득할 외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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