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용·샘 올트먼·손정의 전격 회동…AI 삼각동맹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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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04 17:31 수정2025.02.04 17:31 지면A3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어제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미국 오픈AI 창업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3자 회동을 했다. 인공지능(AI)업계의 글로벌 거물들의 동시 방한 자체도 주목되지만 이들이 이 회장을 만난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 손 회장은 원래 예정된 이 회장, 삼성전자 경영진과 올트먼 CEO 회동에 전격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공들이는 미국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주도할 합작사를 세우기로 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전체 투자 규모만 5000억달러(약 7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제는 올트먼 CEO가 일본을 찾아 기업용 AI를 개발·판매하는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이 반도체와 휴대폰 등에 강점이 있는 삼성에 손을 내민 것은 ‘딥시크 쇼크’를 부른 중국과의 AI 경쟁에 강력한 우군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10년 사법 족쇄’가 풀린 이 회장으로서도 이들과의 AI 협력이 향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세 회사가 손을 잡으면 한·미·일 ‘AI 3각 동맹’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기업의 사업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서도 한국의 대응 카드가 늘어날 수 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이 회장뿐만 아니라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고 카카오와는 전략적 협력 관계도 맺었다. 올트먼은 “한국은 반도체, 에너지 등 AI와 관련된 강력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본에 치우친 협력 사업을 한국으로 확장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 그동안 손 회장을 앞세워 미·중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AI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우리는 AI산업 육성에 필수인 반도체특별법, 전력망확충법 등은 뭉개면서 추경에 AI 예산을 대폭 반영하자는 등 여전히 정치적 수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AI 생태계 조성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국책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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