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복현 “삼부토건株 100억대 이상 차익”… 당장 수사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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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일부 이해관계자의 100억 원대 이상의 이익 실현이 있었던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제기된 것과 관련된 답변이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의혹에 어느 정도 실체가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2023년 5월 1000원대였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정부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에 테마주로 떠오르면서 두 달여 만에 5500원까지 급등했다. 이 과정에 정부의 도움이 있었다는 게 주가조작 의혹의 줄거리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축사를 한 ‘글로벌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이 참여하면서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은 김건희 여사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에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출신 지인들과의 단톡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올린 게 의혹의 출발점이다.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의 주가 폭등을 미리 알고 있었던 정황이라는 것이다.

이틀 뒤 김 여사는 한국을 방문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과 만났고, 다음 날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가서명했다. 이후 상승세를 탄 삼부토건 주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2023년 7월 정점을 찍은 뒤 급락했다. 등장인물이나 각종 이벤트의 시점 등으로 볼 때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현재 삼부토건은 회생 절차를 밟고 있고 주식 거래는 아예 정지된 상태다.

이 전 대표의 단톡방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게 지난해 7월이다. 이 원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살펴보겠다”고 했지만 아직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건을 당장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으로 넘겨 주가조작의 ‘선수’와 수혜자는 누구인지, 그 과정에 배후가 있는지 철저히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현직 금감원장이 시세 차익을 인정한 이상 수사에 머뭇거릴 이유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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