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이 골라 여는 호르무즈…외교력 다각도로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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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5 17:52 수정2026.04.05 17:52 지면A35

프랑스 선주가 소유한 컨테이너선 한 척과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선박 두 척이 이란 승인을 받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해협을 봉쇄 중인 이란이 선박 등록국과 화물 성격, 목적지 등에 따라 선박 통과를 선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가까운 서유럽 및 일본 선박이 이곳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지금도 묶여 있는 세계 각국 선박이 2000척에 달한다.

호르무즈해협 개방은 수입 원유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에도 당면 과제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상황이고, 이란은 미군의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를 격추한 데 이어 홍해 봉쇄까지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7일 오전 이란 발전소 등을 전면 공격할 경우 어떤 후폭풍을 부를지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된 ‘호르무즈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자’는 결의안은 논의가 연기됐다.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프랑스도 반대하고 있어 유엔을 통한 해법 마련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인도 등 세계 40여 개국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위해 공조에 나선 것 역시 그 의미와는 별개로 얼마나 성과를 낼지 불투명하다. 이란이 공해의 ‘항행의 자유’를 수용하지 않으면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일본과 프랑스 선박에 대해 “해당 선박 및 국가별 조건이 다른 상황이지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상선미쓰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인도 선적 유조선으로 목적지가 일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각도로 펼치는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한 달 넘게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우리나라 선박이 26척에 달한다.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막기 위한 원유 추가 확보도 절실하다. 필요하면 미국은 물론 이란도 설득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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