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관위 개혁, ‘반짝’ ‘흐지부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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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통합관제센터에서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화면이 송출되고 있다. 2026.5.31 뉴스1

3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통합관제센터에서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화면이 송출되고 있다. 2026.5.31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8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헌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2030세대들의 항의 시위에 공감을 나타내며 “정부가 어영부영 대충 해서 주권 행사를 못 하게 한 것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 4부 요인과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사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준비부터 투표소 운영, 긴급 상황 대처까지 어느 것 하나 선거 관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인쇄량을 지난해보다 줄여 유권자의 절반만큼만 인쇄해 놓은 것부터가 부족 사태를 예고한 일이다. 각 투표소에서 용지가 부족하다는 보고가 잇달았음에도 투표가 중단될 때까지 선관위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투표일 다음 날까지도 투표소 몇 곳에서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 중단이 발생했는지, 투표용지가 얼마나 부족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대통령은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했고, 국회도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지만 그것으로 끝날 수는 없다. 투표용지의 외부 반출 등 대선 관리 부실로 선관위원장이 사과한 것이 불과 1년 전이다. 4년 전 대선 때도 소쿠리 투표로 질타를 받았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선관위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독립적 헌법 기관이라는 이유로 외부의 감시 대신 자체 혁신위 같은 ‘셀프 개혁’을 내세웠지만 시늉만 하다 그친 것이 사실이다.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각종 법안들을 줄줄이 발의했지만 이후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다. 선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감독하는 특별감사관을 선관위에 두는 법안부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선관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상설화하는 법안까지 모두 1년 이상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여야는 이번에도 선관위 개혁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번만은 ‘반짝’ 조치를 쏟아내다가 시간이 지난 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흐지부지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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