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법·상속세 끝장 토론" 與 제안…이재명, '급' 따지며 회피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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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26 17:12 수정2025.02.26 17:12 지면A3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상법·상속세법 개정 문제에 대해 “끝장 토론해보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안했다. 며칠 전 이 대표가 ‘상속세 공개토론’을 처음 던진 뒤 소모적 논쟁만 벌이다가 마침내 합리적 제안으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상법·상속세법 이슈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극심한 만큼 공개 토의는 의미가 적지 않다.

그간 여야는 “뒤에서 거짓말 말라” “인생 자체가 사기” 등 감정 섞인 비난을 주고받으며 토론 형식과 내용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했다. 그 과정에서 ‘주제 제한 없는 무제한 토론’ ‘대표·원내대표·정책위원장 간 3 대 3 토론’ 등의 카드를 꺼냈지만 보여주기식 정치 공방이라는 비판이 컸다. 그러던 차에 나온 권 원내대표의 이번 제안은 토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상식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야당은 상법과 상속세법 개정을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불신을 키웠다. 이 대표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맞지만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정무위가 반대해 어쩔 수 없이 상법 개정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이 꽤 오래전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방향을 잡고 법안 발의와 소위 상정까지 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혹 사실관계의 오인과 오해가 있는 것인지 끝장 토론에서 확인하면 될 일이다.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경제계도 이구동성으로 결사반대하는 만큼 오늘(27일)로 예고한 본회의 일방 의결도 당연히 중단해야 한다.

상속세법 개정 역시 타협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주에도 이 대표는 “세금 때문에 집 팔고 떠나는 일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도보수당을 자처하며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하는 성장’을 강조한 만큼 ‘가업승계 시 상속세’ 등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길 기대한다. 최근 기업을 방문하면 기업 편, 노조를 찾아선 노조 편을 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끝장 토론은 자신의 진의를 전달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권 원내대표의 제안에 이 대표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때 문제 제기한 것처럼 권 원내대표와 ‘급이 안 맞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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