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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SDI도 증자…韓 기업 '캐즘 돌파' 승부수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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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16 17:46 수정2025.03.16 17:46 지면A35

‘K배터리’를 이끄는 한 축인 삼성SDI가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사명을 삼성SDI로 바꾼 1999년 이후 첫 번째 유상증자다. 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건설 등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가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기업 환경이 얼마나 각박한지 잘 보여준다. 다른 삼성 계열사처럼 증자는 물론 대출도 별로 없는 우량 회사였기 때문이다. 혹독한 배터리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처하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6%, 76.5% 급감했다. 반면 순차입부채는 9조6789억원으로 2023년의 3배 수준으로 불었다. 수익은 줄고 빚만 늘었다는 얘기다.

다행히 주주 반응은 긍정적이다. 신주 발행 규모가 기존 발행 주식 수의 6분의 1(17%)에 달해 주식 가치 희석이 불가피한데도 유상증자 발표 당일(14일) 주가 하락은 우려보다 크지 않았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겠다는 ‘유상증자 출사표’에 공감한 주주가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배터리업계 상황은 ‘시계 제로’란 말로 요약된다.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 전환이 생각보다 더딘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 시설투자를 단행한 기업에 지급하기로 한 ‘IRA 보조금’을 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기술과 점유율 면에서 탄탄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성패는 캐즘이 끝나는 몇 년 후에 갈릴 것이다. 지금은 단발성 호재와 악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긴 호흡의 투자에 전념할 때다. 또 다른 배터리 대표주자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달 시장의 뜨거운 관심 속에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위기에 맞서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분투에 응원을 보낸다.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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