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의 방산 변심…이럴 것을 왜 그리 발목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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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07 17:33 수정2025.02.07 17:33 지면A23

방위산업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놀랍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그제 안보산업을 인공지능(AI), 문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3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 일환으로 방위산업발전법의 당론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방산업체의 연구개발(R&D) 활동과 기술 사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담고 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등과 마찬가지로 방산 기술 개발과 수출 지원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돌변은 이재명 대표가 “다변화하는 전장·기술 환경에 맞춰 국방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방산 지원과 육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갖은 어려움을 뚫고 세계 10대 수출국가로 우뚝 선 K방산이 더욱 뻗어나갈 수 있게 정치권이 지원에 나서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방산 수출에 딴지를 걸던 민주당을 보면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나 싶다. 민주당은 불과 석 달 전 무기 등 방산물자 수출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했다. 무기를 수출한 국가의 상대국과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라지만 방산 수출마저 민주당 입맛에 맞게 선별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법안대로라면 러시아와 마주한 폴란드 등 동유럽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중동과 중국을 의식해 한국 무기를 수입하려는 호주에도 수출을 못할 수 있다.

방위산업 지원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을 늘리는 법안도 민주당이 6개월 넘게 붙잡는 바람에 수출에 큰 차질을 빚을 뻔했다. 그래 놓고 급변해 방산 육성을 외치니 이럴 거면 왜 그리 발목을 잡았나 싶다. 혹여라도 이 역시 조기 대선을 겨냥한 1회성 용도가 아니길 바란다. K방산의 장점은 뛰어난 가성비와 함께 빠른 납기다. 민주당이 방산 강국을 원한다면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악법을 폐기하는 등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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