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적분 몰라도 이공계 진학…AI 강국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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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5 17:51 수정2026.04.05 17:51 지면A35

내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들은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과목을 선택하지 않아도 대다수 대학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진학을 위한 ‘수학 문턱’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종로학원이 전국 4년제 대학 174곳의 2027학년도 정시 신입생 전형 계획을 분석한 결과 166곳이 이공계 학과(의약학 계열 제외)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공계 학과 대부분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 한 곳에 불과하다. 현 수능 체제에서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뉜다. 모든 수험생이 공통과목을 치르고 수험생별로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 푼다.

미적분과 기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첨단 과학기술의 기초 언어나 다름없다. 서울대에서조차 올해 자연계열 신입생 대상 수학 특별시험에서 하위 수준인 ‘기초수학’에 배정된 학생 비율이 25%라고 하니 이공계 응시생의 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대학들이 이공계 학과의 수학 문턱을 낮추는 것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문·이과 통합 정책 때문이다. 교육부는 융합형 인재 양성과 과도한 입시 부담 경감이란 정책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학들도 부작용을 감수하며 필수 선택과목을 없앤 것이다.

더 걱정되는 건 2028년도 수능부터 수학 영역에서 문·이과 구분이 완전히 폐지된다는 점이다. 선택과목이 아예 없어지고 모든 수험생이 공통수학만 풀게 된다. 첨단 과학기술을 배우는 이공계에 진학할 학생에게 문과 수준의 수학 실력만 요구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학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국만 역행하고 있다는 경고를 흘려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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