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아 전기차 대거 출시…한·중전에서 제대로 붙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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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2.28 17:36 수정2025.02.28 17:36 지면A23

기아가 EV4·EV2·PV5 등 ‘전기차 야심작’ 3종을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선보였다. 중국 전기차 공세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이번에 공개한 3종은 첫 준중형 전기 세단인 EV4,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2, 목적기반차량(PBV) PV5 등이다. 기아가 신차 공개 장소로 스페인을 택한 것은 유럽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올해 EV4 유럽 판매 목표도 전체(약 16만 대)의 절반인 8만 대로 잡았다. EV2는 유럽과 중남미, 북미 등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 모델이다. 기아는 품질과 AS(애프터서비스) 면에서 우위를 유지한 채 중국 전기차와의 가격 차를 좁혀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현대차·기아 간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비야디(BYD)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9% 급증한 447만 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로 세계 1위였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성장 둔화로 현대차·기아 판매량(49만 대)은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BYD는 올해 순수 전기차 판매에서도 테슬라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 자동차는 ‘트럼프발 관세폭탄’까지 맞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이 4월 2일부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면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감소분이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KB증권)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의무화 폐지와 주요국의 탄소배출 목표 완화 요구로 올해 전기차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도요타 GM 등 글로벌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하거나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고수한 채 예정대로 신차를 출시하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정부·정치권도 중국에 맞서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전기차 업체들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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