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제철소에 있는 냉연공장 일부 생산라인을 그제 낮부터 폐쇄했다. 이 회사 노동조합이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와 대등한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반복하자 회사 측이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책인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다.
일부 생산라인에 한정된 조치이긴 하지만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결정한 건 1953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폐쇄된 생산라인은 자동차, 가전용 냉연강판 제조설비의 일부다. 하루 1만8000t의 냉연강판 생산이 전면 중단돼 막대한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그런데도 회사 측이 폐쇄를 결정한 건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 당진하이스코지회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와 산발적 파업이 장기화해 정상적 공장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회사 측이 제시한 ‘기본급 450%+1000만 원 안’으로 받을 수 있는 1인당 2650만 원의 성과급이 충분치 않다며 지난 한 달간 총파업, 부분파업을 반복해 왔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와 비슷한 4000만 원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작년 영업이익은 2022년의 5분의 1, 2023년의 40% 수준이고 이익률도 1%대로 떨어진 상태여서 회사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과급을 줄 경우 작년 실적은 적자로 돌아선다고 한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다음 달부터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다. 현대제철을 비롯해 한국 철강산업 전체가 맞는 초유의 위기다. 이런 때 회사와 국가 경제의 어려움을 도외시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행태는 용납되기 어렵다.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노조는 막무가내식 요구를 멈추고 회사 정상화에 협력해야 한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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