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이란 휴전했지만 '복합 위기'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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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8 17:29 수정2026.04.08 17:29 지면A31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개방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협상 데드라인을 불과 88분 앞두고서다.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던 트럼프는 2주간 이란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란도 이를 확인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이 40일 만에 본격적으로 출구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원유와 나프타 등의 공급이 끊겨 하루하루 피가 마르던 우리 입장에서 양국의 종전 협상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장도 휴전 소식에 환호했다. 어제 유가증권시장은 7% 가까이 급등해 코스피지수 6000 회복을 바라보게 됐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이제 겨우 양측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일 뿐이다. 중동사태의 완전 종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언제든지 협상이 결렬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이란은 10일부터 파키스탄에서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의 종전안을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밝힌 10개 항은 제재 전면 해제, 피해 보상 등 하나같이 합의가 쉽지 않은 내용이다. 우리에게 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은 ‘이란군 조율하에 통제되는 호르무즈해협 통과’라는 항목이다. 이란이 그동안 밝힌 통행료 징수를 시사하고 있어서다.

국제 항로의 통행료 부과는 국제법 위반일 뿐 아니라 믈라카해협 등 다른 ‘초크 포인트’에서도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무역 국가인 우리에게는 악몽 같은 일이다. 미국이 오랜 기간 사수한 ‘항행의 자유’에도 정면으로 위배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휴전 선언 후 SNS에 “미국은 호르무즈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다. 큰돈도 벌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려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 연대해 통행료에 반대하는 분명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전쟁이 다 끝난 것처럼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 더 큰 ‘복합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전제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중동 리스크에 유독 취약한 우리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도 전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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