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 2년차 내각, 지금보다 장관들이 더 많이, 더 잘 보여야

3 hours ago 1

―청와대만 보인다는 말 안 나오게―

이재명 대통령이 3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가 시작됐다. 첫해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고 개혁의 방향타를 잡는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로 답해야 한다. 총리와 각료, 청와대 참모 교체만으로 변화가 절로 오지 않는다. 지난 1년간의 국정 성과를 철저히 평가하고 정부 내의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집권 첫해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해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고 인사청문회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민주당 현역 의원 9명이 내각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정책을 이끌 장관보다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대통령과 참모만 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를 보완한 인사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맡고 어디까지 책임을 지며 어떤 결과를 내야 할지’다. 2년 차부터는 개인기가 아닌 시스템 중심의 국정이 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되는 국무회의나 일반에 공개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책 디테일을 챙기고 각종 업무를 지시하면서 장관들이 이견을 제시할 틈이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장관과 청와대 참모는 부동산 등에 대한 대통령의 정책 속도전을 따라가기 급급했고, 중요한 외교 사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집권 2년 차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경쟁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최적의 정책을 검증하는 숙의 과정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

이 대통령이 부처 간 엇박자 조율까지 직접 나서면서 총리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통령이 7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집권 2년 차의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기업인 출신 총리를 발탁해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실용 기조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총리의 역할이 이런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청와대에 집중되는 ‘정책 병목’을 극복하고 국정의 속도를 내려면, 누가 되든 정책 총괄 조정자로서 총리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 넓어져야 한다.

국정 성적표는 민생에 달려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높지만, 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허약하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1.85%에서 올해 1.66%, 내년 4분기에는 1.4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초호황’에 안주하지 말고 저출생 고령화를 극복할 구조개혁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

중동전쟁의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민생 3고’가 서민 경제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중을 분산시킬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과 4년 임기를 함께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힘을 모아 성장의 온기가 국토 전역으로 흐르는 지역 성공시대의 물꼬를 터야 한다.

민생 경제는 탄탄한 안보 없이 불가능하다. 한미는 지난해 무역·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를 최종 타결했다. 한국은 대미 투자를, 미국은 관세 인하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핵잠수함 도입과 농축 우라늄과 관련한 안보 협의에서 속도를 내는 한편 한미 동맹의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집권 2년 차에는 대통령과 참모보다 정책을 개발하고 이행하는 장관들이 지금보다 더 잘 보이고, 더 많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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