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도발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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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09 17:23 수정2025.03.09 17:23 지면A35

대한민국이 안으로는 대통령 탄핵 이후 국정 공백과 국론 분열에 시달리고 밖으로는 미국발(發) 관세전쟁 대응에 고심하는 사이에도 북한의 ‘도발 시계’는 어김없이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 북한이 그제 공개한 핵 추진 잠수함 건조 현장은 그런 현실을 등골 서늘하게 보여준다. 자칫 우리가 눈앞의 내우외환에만 정신을 빼앗겨 북한의 도발 준비는 등한시하고 있지 않은지 재점검해봐야 할 때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잠수함 건조 현장 시찰 소식을 전하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은 이를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으로 칭했는데 예전에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잠수함과는 차원이 다른 핵 추진 잠수함(SSBN)으로 보인다. 사실이라면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핵 추진 잠수함은 우리나라도 갖지 못한, 전 세계 6개국만 보유한 전략 무기다. 장시간 잠항으로 은밀히 접근해 미국 본토를 핵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은 이날 5000t급 신형 함정 건조 장면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깜짝 공개는 오늘부터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가 시작되고 최근 미국이 해군력 강화를 위해 조선업 부활을 선언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 핵 추진 잠수함의 실전 배치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대가로 러시아가 기술을 지원한다면 그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영변과 평양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지속해서 가동하는 등 핵 무력 강화를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우리도 하루빨리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정상화해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방만큼은 여야, 보수·진보가 따로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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