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 AX, 속도와 내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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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한했던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던진 주문은 시장의 생산량 확대를 뜻하는 “더 많이 만들라(Make more)”였다. 그러나 지금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생존 공식은 “더 빠르게 변화하라(Change more fast)”임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

기술의 개화기를 지나 인프라와 서비스의 대전환기를 맞은 이 시점에서, 속도감 있는 체질 개선 없이는 그 어떤 선점 효과도 신기루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13일까지 경기도 이천캠퍼스에서 진행한 '2026 뉴(New) 이천포럼'은 계열사 전체에 대한 빠르고 고도화된 AI전환(AX)을 선언한 자리라 평가할수 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AX 본질을 고도화된 '운영개선(O/I)'으로 정의하고 기본기와 실행력을 강조한 대목은 주목할 만한다.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전속력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기회는 사라진다는 냉철한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이다.

다른 기업 AX를 돕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서 이제부터 진정한 역할은 선언이 아닌 엄밀한 실행력에서 증명될 것이다. SK가 공언한 '1인 1 에이전트' 도입과 조직적 협업 체계 구축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업 구성원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실제로 혁신하는 내실이 담보되어야 한다.

특히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언급했듯 '산업기술 보호와 AI 활용 확대 간의 균형'은 SK가 풀어야 할 가장 가파른 난제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이나 챗GPT 엔터프라이즈 등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유출 방지와 보안 시스템 구축은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해선 안 된다.

보안 염려증에 갇혀 혁신을 지체해서도 안 되지만, 속도전에 치여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SK의 AX 실험은 비단 한 기업의 생존을 넘어 한국 산업계 전체의 AI 도입 이정표가 될 수 있다. SK그룹은 철저한 자기객관화를 바탕으로 보안과 혁신의 균형 잡힌 전진을 이뤄내야 한다. '더 빠르게 변화하라(Change more fast)'의 속도감에 탄탄한 리스크 관리가 결합될 때, 비로소 글로벌 AI 대전환기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3일까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SK그룹 제공〉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3일까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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