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한화그룹이 태양광발전 분야에서 전격적으로 동맹을 결성했다는 소식이다. 하반기부터 한화솔루션이 만든 태양광 모듈과 LG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두 그룹 계열사가 함께 개발한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EMS) 등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기로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향후 두 그룹 계열사들이 신제품 개발과 ESS용 배터리 공장 설립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LG와 한화가 손을 잡은 것은 이 분야 세계 1위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테슬라는 전기차로 유명한 회사지만 태양광 모듈과 ESS, EMS 등을 묶은 태양광발전 패키지 사업으로도 분기당 1조원 이상을 벌고 있다. 전화 한 통이면 테슬라 직원이 미국 가정을 방문해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척척 처리한다. 개별 제품을 유통업자에게 수출하는 전통적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모델로는 미국의 터줏대감인 테슬라를 상대하기 힘든 구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글로벌 산업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계 제로’ 상황에 내몰렸다. 사업구조를 바꾸거나 원가를 획기적으로 떨어뜨리지 못하면 미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자였던 LG와 한화가 손을 잡은 것도 일촉즉발의 시장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기업 연합’ 전략은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검토해 볼 만하다. 생산과 연구개발(R&D)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경쟁도 줄일 수 있어서다. 필요하다면 글로벌 기업도 끌어안아야 한다. 미국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현지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제품 개발과 생산을 함께하기로 한 현대자동차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 큰 시장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