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되돌리기로 내부 의견을 모은 사실이 공개됐다. 의대 정원 동결은 전국 40개 의대 학장 협의체가 24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공식 건의한 방안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정책 실패를 자인하게 되는 셈’이라고 반대하면서 정부 내에서도 의견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다.
그동안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며 의대 증원 강행에 앞장섰던 이 부총리다. 그런 그의 발 빠른 ‘전향’에 대해선 여러 뒷말이 나오지만 다음 주 개강을 앞두고 의대생 복귀를 설득할 대책이 절실한 것이 현실이다. 40개 의대 휴학생들 중 복학을 신청한 학생은 8.2%밖에 안 된다. 지방의 거점 국립의대 8곳의 복귀율은 5.8%로 더 낮다. 올해 예과 1학년은 증원된 신입생에 휴학생까지 7500명인데 올해도 휴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엔 3개 학년이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한다. 매년 3000명씩 나오던 신규 의사 배출도 2년째 차질을 빚게 돼 의사 인력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부처 간 조율이 되지 않은 숫자가 외부로 알려지자 불편한 기색이다. 의대 정원은 교육부와 복지부 장관이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긴 하나 복지부도 올해 증원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초과 사망자가 나오고 의사 양성 시스템이 흔들리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과학적 근거도, 의료계와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증원을 밀어붙인 탓이다. 정원 동결이 아니라면 더 나은 대안으로 교육부와 의료계를 설득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올해 의대 정원에 대해 감원을 주장하고 있고, 대한의사협회도 동결과 감원을 놓고 내부 의견이 갈려 고심 중이라고 한다. 증원에 대비해 교수 충원과 시설 투자를 하고 있는 대학들로서는 정원 동결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예과 1학년의 경우 의대 6년 과정을 5년 반으로 단축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로 비상인 상황이다. 지금으로서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는 어렵다. 한 발씩 양보해 최악을 피하는 대안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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