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승을 자랑하는 김아림은 2년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 첫날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를 보낸 뒤 “오히려 잘 됐다”며 밝게 웃었다.
김아림은 14이 경기 포천 몽베르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우승상금 1억8000만원·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몰아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섰으나, 후반에 2타를 잃고 무너졌다.
들쑥날쑥한 하루를 보냈음에도 김아림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밝았다. 그는 “아쉬움 속에서 배움을 얻는다”고 강조하면서 “전반적으로 잘 풀리다가 후반에 조금 엉킨 상태로 끝나 아쉽지만, 오늘의 실수가 남은 사흘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웃었다.
2021년 LPGA투어에 진출해 3승을 쌓은 김아림은 원조 장타여왕으로 불린다. 그는 평균 240m에 가까운 드라이브 비거리로 2018년부터 3년간 KLPGA투어 장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장타 부문 13위(250.7m)를 달리고 있다.
이날 김아림은 올 시즌 KLPGA투어 장타 1위 이동은(237.3m), 2위 방신실(235.2m)과 장타 대결을 펼치면서 관심을 모았다. 김아림은 샷 대결을 펼친 후배 방신실과 이동은에 대해 “좋은 기운을 가진 선수들”이라며 “한국에 올 때마다 같이 쳐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동은 선수의 풀페이드샷을 감탄하면서 봤고, 방신실 선수는 드로 샷 구질인데 아이언샷을 잘 눌러 쳐 놀랐다”고 평가했다.
김아림은 아직 단일 시즌 2승 기록이 없다. 올 시즌 LPGA투어 개막전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을 거둔 그는 이달 초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김아림은 “나는 우승에 대한 목표가 없다”며 “내 경기력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 선수로서의 인생 그래프가 잘 그려지고 있다”며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매서울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아림은 체력적인 부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은퇴 시기에 대해서도 “길게는 10년, 짧으면 6년 정도 투어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의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이 되면 바로 그만둘 것”이라고 했다.
포천=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