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영업 정지 취소 소송 승소 ‘제재 요건 불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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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한만혁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나무가 나름의 조치를 취한 점을 인정하고 영업 일부정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유사한 제재를 받거나 앞두고 있는 빗썸,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나무 제재 공시 / 출처=금융정보분석원두나무 제재 공시 / 출처=금융정보분석원

FIU는 지난 2024년 8월부터 10월까지 두나무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 고객확인의무 위반 약 530만 건, 거래제한 조치 의무 위반 약 330만 건, 의심거래보고 의무 위반 15건 등 총 860만 건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FIU는 2025년 2월 영업 일부정지란 신규 가입 고객의 디지털자산 입출금을 제한하는 영업 일부정지 3개월, 대표이사 등 임원에게 문책경고, 보고책임자 및 준법감시인에게 면직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어 2025년 11월에는 과태료 352억 원을 부과했다.

두나무는 FIU의 제재에 즉각 반발했다. 2025년 2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제재 처분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법원은 2025년 3월 두나무의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일시 정지했고, 이후 본안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4월 9일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 1심 결과가 나왔다. 이정원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 부장판사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라며 두나무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단 근거는 당시 100만 원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원천 차단할 명확한 규제가 있었지만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두나무가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해서도 고객 확약서를 받고, 모니터링을 통해 미신고 사업자로 확인된 주소와의 거래를 차단하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두나무의 확약서 징구, 모니터링 조치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에 충분한 조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규제당국이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의 조치를 취한점을 인정한다”라며 “사후적으로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FIU가 주장만으로 고의 또는 중과실 처분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항소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두나무 영업 일부정지 처분의 효력을 계속 정지하는 잠정 조치도 함께 내렸다. 판결 이후 FIU는 항소 의지를 밝혔다. 소송이 2심으로 이어지는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 출처=셔터스톡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 출처=셔터스톡

이번 판결은 국내 거래소 대상 영업 일부정지 제재의 적법성을 법원이 직접 판단한 첫 사례로, 유사한 제재를 받은 다른 거래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빗썸은 지난 3월 FIU로부터 두나무와 같은 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 원, 대표이상 문책경고, 보고책임자 정직 6개월 등의 처분을 받았으며, 서울행정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코인원의 경우 최근 FIU로부터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제재를 사전 통보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1심 판결이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FIU가 제재 근거를 충분히 보강하지 않는다면 다른 거래소에 대한 제재 일정이 변경될 수 있고, 다른 거래소도 FIU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판결이 남긴 가장 큰 과제는 규제 공백 문제다. 재판부는 금융당국이 법에 명시되지 않은 기준으로 거래소를 제재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이번 선고에서 재판부가 지적한 100만 원 미만 거래 규제는 오는 8월 20일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30일 트래블룰(가상자산 이전 시 거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제도)의 적용 범위를 100만 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5월 11일까지 입법예고 및 규정변경예고 후 관련 절차를 7월 중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디지털자산 시장의 법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디지털자산 2단계법이 속도를 내고, 디지털자산 산업이 명확한 기준 아래에서 움직일 수 있는 법적 환경이 갖춰지기를 기대해본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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