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한민국 신용등급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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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한민국 신용등급 걱정된다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이 일본보다 높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기준 한국 신용등급은 세 번째로 높은 ‘AA’, 일본은 두 단계 아래인 ‘A+’다.

아시아 유일한 주요 7개국(G7) 회원국인 일본보다 신용등급이 높다고 감격하기엔 일본의 상황이 워낙 절망적이다. 올해 총지출이 122조엔인데 총수입은 94조엔이어서 적자국채 발행으로 30조엔 메운다. 해마다 빚을 30조엔(약 280조원) 늘리는 나라 살림을 이어가다 보니 2025년 말 일본의 국가채무는 1342조엔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3배에 이르렀다. 세계에서 국가채무비율이 일본보다 높은 나라는 아프리카 수단뿐이다.

일본 닮아가는 나라 살림

그런데도 빚을 줄이기는커녕 매년 10조엔이 넘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게 연례행사가 됐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아예 추경을 ‘종합경제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보다 못한 재무성 자문기구가 공식 보고서에 “신용등급 강등은 결코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다”는 경고문을 끼워 넣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34위지만 국가 신용등급은 15위다. 그런 우리나라도 신용등급을 걱정할 때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랏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일본을 닮아가고 있어서다.

2013년 490조원이던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올해 말 1413조원으로 13년 만에 3배 가까이로 늘어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30년 비영리 공공기관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64.3%로 5년 만에 10.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非)기축통화국인 11개 선진국 가운데 상승 속도가 압도적 1위다. 10년간 추경을 편성하지 않은 해가 단 두 해뿐일 정도로 연례행사가 된 것도 일본을 닮았다.

이미 국제 신용평가사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피치는 지난해 2월 “정부 부채가 지속해서 늘어나면 신용등급에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도 “한국의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 통계적 압력이 재정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용강등 공포 못 느끼는 한국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시장 전반의 금리를 끌어올려 실물 경제를 위축시킨다. 외국인이 주식·채권시장을 이탈해 환율이 급상승하고 기업의 투자는 얼어붙는다. 국가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민간 기업과 은행의 신용등급도 같이 하락해 외화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다.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 16년째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어서인지 신용등급 하락의 공포를 실감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랏빚이 빛의 속도로 늘어나는 나라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의 잣대는 동일했다. 지난해에만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핵심 회원국인 프랑스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기획예산처 내부에도 ‘이대로라면 2027~2028년께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는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입을 닫고 있을 뿐이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재정당국이라면 국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에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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