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윙어, K리그2 수원서 뉴캐슬 직행…K리그1 올스타 상대로 빅버드서 쇼케이스
하우 감독 "일대일·페인팅 등 능력 수준급"…이정효 "박승수가 가장 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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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교체로 투입된 뉴캐슬 박승수가 볼을 받고 있다. 2025.7.30 ondol@yna.co.kr
(수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007년생 윙어 박승수가 K리그1 올스타를 상대로 번뜩이는 모습을 선보이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의 비공식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뉴캐슬의 박승수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후반 37분 빌 오수라 대신 교체로 출전해 K리그1 올스타 선수들로 이뤄진 팀 K리그와 맞붙었다.
지난 시즌 K리그2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하고 K리그 역대 최연소 데뷔, 득점, 도움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2007년생 박승수는 K리그1도 경험하지 않은 채 지난 24일 뉴캐슬에 직행했다.
박승수는 당초 구단의 아시아 투어 명단엔 들지 않았지만 구단의 한국 방문에 동행해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금의환향'했다.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은 박승수를 이날 출전 선수 명단에 올렸고, 후반 막판 박승수를 내보내 시험했다.
박승수가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팀 K리그와 뉴캐슬 팬을 막론하고 수원월드컵경기장 전체에서 반가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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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뉴캐슬로 이적한 박승수가 교체 투입되고 있다. 2025.7.30 ondol@yna.co.kr
특히 뉴캐슬 팬들은 '박∼승수'라고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프리 시즌 친선전에서 뉴캐슬 비공식 데뷔전을 치르는 그에게 한껏 힘을 불어넣었다.
응원에 화답한 듯 왼쪽 측면에 자리한 박승수는 교체 투입 직후 인상적인 일대일 장면을 보여줬다.
공을 잡은 박승수는 K리그 최고의 수비진 두세 명을 간결한 드리블로 벗겨내며 요리조리 페널티 박스로 파고든 뒤 크로스도 시도했다.
박승수는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드리블"이라며 "경기장에서 내가 제일 잘하는 걸 보여드리고 팬들이 내 플레이를 보고 즐거워하실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드리블이 나와서 좋았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원래 경기장에 들어가면 공을 잡아도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오늘은 들리더라. 그래서 자신감이 더 생겼던 것 같다"며 팬들의 응원을 양분 삼아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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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뉴캐슬 박승수가 경기가 끝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2025.7.30 xanadu@yna.co.kr
홈 그라운드로 누볐던 '빅버드'에서 뉴캐슬 신인으로 새롭게 이름을 알린 박승수는 "한국에 와서 빅버드에서 데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우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멋진 데뷔전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스부터) 9년 동안 수원 유니폼만 입고 뛰었는데, 이제 다른 팀 옷을 입고 경기에 뛰니 신기하다"며 "빨리 이 팀에 적응하고 녹아들어서 프리미어리그(EPL)에 꼭, 빨리 데뷔하고 싶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우 감독이 박승수를 두고 '제2의 손흥민'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데 대해 박승수는 "제2의 누군가가 되지 말고 제1의 박승수가 되고 싶다. 누군가 나를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큰 꿈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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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뉴캐슬 박승수가 후반 교체 투입되고 있다. 2025.7.30 xanadu@yna.co.kr
지난 24일 구단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박승수는 뉴캐슬 21세 이하(U-21) 팀에 우선 합류해 기량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박승수는 아직 자신의 기용 계획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이날 하우 감독으로부터는 수비와 공격 시 포지션에 대해 지시를 받고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박승수는 "해외 선수들은 체력적으로나 피지컬적으로 완벽하다고 느꼈다"며 "나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많이 해서 체력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박승수의 새 소속팀 뉴캐슬은 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손흥민과 양민혁이 뛰는 토트넘과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맞붙는다.
"일단 민혁이 형을 만나게 돼 너무 좋고, 꼭 같이 경기를 뛰고 싶다. 원래 친하기 때문에 웃으며 인사하고 싶다"는 박승수는 "손흥민 선수는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만나면 팬이라고 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경기 뒤 역사적인 뉴캐슬 데뷔전 유니폼을 전진우(전북)와 교환한 박승수는 "'살짝' 아쉽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진우 형이니까 좋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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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뉴캐슬 박승수가 경기가 끝난 후 팀 K리그 전진우와 대화하고 있다. 2025.7.30 xanadu@yna.co.kr
짧은 시간이지만 누구보다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박승수에게 양 팀 지도자의 칭찬도 쏟아졌다.
박승수의 새 스승이 된 하우 감독은 "어린 선수가 많은 기대 속에서 부담도 크고 쉽지 않았을 텐데, 오늘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일대일 능력이나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 페인팅 등을 보면 능력을 매우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호평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승수를 향해 "스피드, 돌파, 결정력이 좋은 손흥민을 닮기를 바란다"고 했던 하우 감독은 "오늘 박승수가 보여준 모습이 만족스럽고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팀 K리그를 지휘한 김판곤 감독(울산 HD 감독) 역시 "박승수가 속도도 있고 드리블 능력도 탁월하다고 말로만 들었는데, 오늘 눈으로 보니 말 그대로 탤런트가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우며 "신체조건도 좋은데, 이런 장점을 얼마나 더 발전하느냐에 따라 제2의 손흥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이정효 수석코치(광주FC 감독)도 뉴캐슬 선수 중 가장 영입하고 싶은 선수를 묻는 말에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박승수가 가장 탐났다"고 단번에 답했다.
이 수석코치는 "솔직히 그 선수를 계속 보고 있었다. 언제 유럽에 진출하나 했는데, 오늘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임팩트를 남긴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soru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30일 23시4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