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못다 이룬 신약 개발의 꿈, HLB에서 완성하기 위해 합류했습니다.”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 총괄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2026 통합 주주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초 HLB그룹에 합류한 김 회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LB그룹은 이날 업계 최초로 10개 상장사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 주주간담회를 열고 약 3시간에 걸쳐 주요 사업 현황과 향후 전략을 공유했다. 진양곤 HLB그룹 의장을 포함해 각 계열사 대표 및 C레벨 임원들이 대거 참석해 주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는 26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김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립부터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1979년 삼성그룹 입사 후 삼성전자의 신사업팀 등을 거쳐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약 10년간 재임하며 위탁생산(CMO) 세계 1위 달성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안착을 주도하며 삼성의 바이오 사업 기틀을 닦았다. 2021년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40여 년간 삼성 내 기획과 바이오 분야를 두루 거친 전략 전문가다.
김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직 당시 신약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며 “그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HLB가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김 회장의 HLB 합류 이후 경영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진 의장은 “김 회장이 항서제약 관련 준비 상황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기존 기업 문화와 전략을 존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이어 “그동안은 장시간 회의를 거쳐 결정을 내린 뒤에도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김 회장과 논의하면 대부분의 고민이 명확한 결론으로 정리된다”며 “빅파마 및 글로벌 규제 당국의 경험과 네트워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주주들의 관심은 오는 7월 23일로 예정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에 쏠렸다. 앞서 FDA는 2024년 5월과 2025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공장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CMC) 문제를 이유로 보완요구서(CRL)를 발송했다.
김 회장은 “연초 합류 이후 항서제약의 CMC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최근 2~3개월 동안 항서제약과 엘레바 간의 모든 기록을 살펴봤고, 중국 항서제약 플랜트를 직접 방문해 실사 준비 현황을 풀로 둘러봤다”고 설명했다.
CRL과 관련해 그는 “항체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CRL은 흔히 발생하는 절차”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수백 차례 직접 FDA CMC 실사를 대응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번 재도전에서는 CMC 보완 작업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전직 FDA 실사 컨설턴트를 항서제약 공장에 초청해 반복적인 모의 실사를 진행하는 등 모든 보완 작업을 완료했다”며 “시정·예방조치(CAPA)와 표준작업절차(SOP) 등 문서와 설비 준비 역시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10년 이상 수백 번의 FDA 실사를 대응하며 쌓은 노하우를 HLB와 엘레바, 항서제약에 충분히 공유했다”며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결과를 주주들과 함께 지켜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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